미 전쟁연구소, '와그너그룹' 배후 지목
크렘린궁 “영상 진위 파악이 우선”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외곽의 미공개 지역에서 러시아 군과 대치하고 있다. : BBC 캡처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외곽의 미공개 지역에서 러시아 군과 대치하고 있다. : BBC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AFP와 CNN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군 참수 영상 두 개가 러시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고 있다.

AFP에 따르면 작년 여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1분40초 분량의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위장복 차림의 남성이 포로를 잔인하게 참수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후반부에는 "참수된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야 한다"는 발언이 녹음됐다. 영상 속 피해자의 군복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있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참수한 이들이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그룹'이라고 주장했다. ISW는 "와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참수하는 등 전쟁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또다른 영상에는 파괴된 군용 차량 옆에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신체 일부가 잘린 채 쓰러진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에서 러시아 군인은 살해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보고 웃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죽였다”고 말하는 내용이 녹음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화상연설에서 “점령군을 박살내고, 살인자들에게 형을 선고하고, 악마들의 나라를 심판하기 위한 재판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The Guardian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화상연설에서 “점령군을 박살내고, 살인자들에게 형을 선고하고, 악마들의 나라를 심판하기 위한 재판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The Guardian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화상연설에서 “세상 누구도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이 짐승들이 얼마나 살인을 쉽게 저지르고 있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것도 잊지 않을 것이고, 이들 살인자를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안보국(SBU)은 즉시 전쟁범죄 수사에 나섰다. SBU는 “러시아 점령군의 짐승같은 면모가 드러났다”며 “인간 같지 않은 자들을 찾아내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포로 참수 영상애 대해 크렘린궁은 “영상의 진위 파악이 우선”이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거짓의 세계에서는 영상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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