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기밀을 담은 미국 정부 문건이 트위터외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유출되면서 미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동부 돈바스 지역 격전지 바흐무트에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모습. : BBC 캡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기밀을 담은 미국 정부 문건이 트위터외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유출되면서 미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동부 돈바스 지역 격전지 바흐무트에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 : BBC 캡처

 

우크라이나 병사의 사망자 수를 과장하고 러시아 병력의 사망자 수를 과소 평가한 내용이 담긴 미국의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SNS)에 유출됐다. 

문서에 담긴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수는 7만1500명으로 러시아군(1만6000~1만7500명)의 4배 이상 규모였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대를 강화하는 비밀 계획을 상세하게 기록한 기밀 군사 문서가 이번 주 트위터와 텔레그램에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 문서는 트위터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저 수가 5억 명이 넘는 메신저 앱 '텔레그램'에서도 확인됐다. NYT는 "문서 유출과 관련된 책임 소재에 대한 펜타곤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급기밀'(top secret) 표시와 함께 '3월 1일 현재 전쟁 상황'이 포함된 이 문서는 특정 전투 계획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독일 비스바덴 미군기지 기동훈련 참여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문서에는 1월~4월 사이 작전 일정과 무기·병력 인도 계획, 탄약 소모량 같은 극비 정보가 담겼다. 이 문서에는 12개 전투여단을 조직 중이라는 정보를 포함, 그중 9개 여단은 미국과 나토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도 포함됐다.

NYT는 이 문건에 우크라이나군의 무기 보급과 군대 증강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보 체계가 뚫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NYT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문건의 일부 내용이 러시아에 의해 수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군사·정보당국이 문서 유출·유통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간 싱크탱크 CNA에서 러시아를 연구하는 마이클 코프만은 “이 문서가 진짜인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러시아 소식통이 공개하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유출 문서)에 대한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이 문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국방부는 온라인에 유포된 문서를 삭제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삭제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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