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역사적 의식 전무함 보여주는 한심한 행태"
민주노총 "극우세력 준동 좌시·용납하지 않을 것"
진보당 "현대판 서북청년단 되살아나고 있다"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지 : 제주인뉴스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지 : 제주인뉴스

 

극우 성향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가 다음달 3일 제주 4·3평화공원 인근에서 집회를 예고하면서 시민사회 곳곳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자칭 서북청년단은 4월3일 오전 8시부터 제주 4·3평화공원 진입로 삼거리에서의 집회를 시작으로 같은날 오후까지 제주에서 집회 일정을 공개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는 28일 논평에서 "서북청년단은 4·3 발발 전부터 제주도민들과 갈등을 빚어 4·3 발생의 한 원인이자 무고한 민간인 대량 학살을 자행한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인 학살인 주범인 ‘서북청년회’의 이름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류애적·역사적 의식이 전무함을 보여주는 한심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와 같은 행태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이념의 대립을 넘어, 자발적인 화해와 상생의 노력으로 국가 폭력을 극복해온 4·3 희생자와 유족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아물어 가는 상처에 더 깊은 생채기를 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성명을 통해 "4·3왜곡과 극우세력의 준동을 결코 좌시·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살테러집단 서북청년단을 자임하는 극우단체가 입도하고 추념식 장소에 기어들어 온다면 역사와 도민의 이름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응징하고 쫓아낼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4·3왜곡과 학살테러를 정당화하는 극우단체에 대한 응징은 제주노동자의 역사적 책무"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성명을 내고 "양민학살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75년 전 제주도민에게 칼을 들이대고 총을 난사하며 차마 글로 다 쓸수 없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악행을 몇 년동안 저질렀던 악귀와도 같은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그대로 본딴 현대판 서북청년단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북청년단이 다음달 3일 제주 곳곳에서 집회를 열기로 한 것에 대해선 "5.18 광주 학살자들이 학살이 정당했다며 5월에 광주 시가행진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고,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으로 수백만 한국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제국주의 일본 전쟁범죄자들이 70여 년간 사과 한마디 없이 역사 왜곡을 일삼는 만행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는 양민학살을 정당화하는 파렴치한 만행이며,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수만명의 제주도민을 두 번 죽이는 학살이고, 제주도민과 국민을 향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했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자칭 서북청년단의 부활을 알리며 4·3과 제주도민을 모욕하는 저들의 만행을 이대로 좌시할 수 없다. 서북청년단은 도민과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고 제주도 방문계획을 전면 취소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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