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의회, 21일 형법 개정안 가결
여야 협력 속에 전체 84명 의원 중 76명 찬성

지난해 4월 25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MS-13 갱단원. : Gettyimages
지난해 4월 25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MS-13 갱단원. : Gettyimages

 

엘살바도르 정부가 여성 살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다. 

기존 15년이던 여성 살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면서 검찰은 관련 혐의에 대해 언제든 기소할 수 있게 됐다.

현지시간 22일 디아리오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의회는 전날 회의에서 형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여성을 상대로 저질러진 이러한 유형의 범행이 처벌받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지 않도록 했다”며 "역사적인 수정안"이라고 평가했다. 

형법 개정안을 가결하는 과정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 속에 전체 84명의 의원 중 76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살바도르는 여성에 대한 성폭행, 살인 등 성별 요인이 작용한  '페미사이드'(femicide)를 일반 범죄와는 달리 더 중하게 처벌한다.

중남미 국가 중 일부 멕시코와 페루, 브라질 등지에서도 페미사이드에 대한 공소시효를 대체로 폐지했다. 다만 일부 주별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집권당인 '새로운 생각'의 마르셀라 피네다 의원은 "2018년에만 225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며 "이전 입법부에서는 선언적으로 사흘 동안 관련 범죄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던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2021년 80건이던 페미사이드 사건이 지난해 53건으로 다소 감소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7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한편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해 3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갱단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전쟁을 선포한 이후 8개월 만에 전체 성인 인구(약 437만 명)의 2%가 넘는 10만여 명이 감옥에 갇혔다. 

갱단 소탕은 성공적이었지만, 죄 없는 시민까지 체포하고 고문하는 등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엘살바도르는 '바리오18'과 'MS-13' 등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갱단들의 본거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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