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제주도 공보관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누에고치와 같이 외부 세계와는 단절하고 주로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인 코쿤족(cocoon·누에고치)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으로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 중 하나는 외국어 공부이다. 

강승훈:제주도 공보관실
강승훈:제주도 공보관실

19세기 이탈리아에 실존했던 메조판티 추기경은 무려 72개 언어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나에게는 영어 하나만을 공부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쉐도잉과 필사 학습법을 이용해서 매일 조금씩 하고 있다.

쉐도잉(Shadowing)은 그림자처럼 원어민의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말하는 학습법이다. 유튜브를 이용해서 출퇴근길에 영화 대사 한 문장을 100번씩 쉐도잉 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영화 ‘노팅힐’과 ‘인턴’에 이어 지금은 ‘주토피아’를 쉐도잉 하고 있다. 듣기 실력이 많이 늘었으며, 발음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다음은 필사(筆寫)이다. 말 그대로 책을 베끼어 쓰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15분 정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Tuesdays with Morrie)’을 필사하고 있다. 필사하는 과정에서 문장구조나 표현에 더 집중하게 되어, 단순히 원서만 읽을 때보다 공부가 많이 되고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 영화 대사 쉐도잉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디지털 학습법, 원서 필사는 종이와 펜을 이용한 아날로그 학습법이다. 나름대로는 귀와 입, 눈과 손을 이용해서 입체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쉐도잉과 필사 등을 이용한 영어 공부를 규칙적인 취미생활로 삼아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영화 ‘기생충’ 인터뷰를 완벽하게 통역했던 샤론 최나, 오스카상 수상 인터뷰를 멋있게 한 윤여정처럼 영어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헤드라인제주(http://www.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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