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1.4.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최저치 경신과 동시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상 야권을 간접 지원하고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이번 재보선 정국을 지배하고 있는 정권심판론이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재보선 사전투표 이틀차인 3일, 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세와 윤 전 총장 존재감의 상승세가 엇갈리는 추세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전날(2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2%로 갤럽 조사상 취임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8%였다.

특히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에서조차 갤럽 조사상 처음으로 부정평가(47%)가 긍정평가(43%)를 앞섰다. 중도층에서는 한 주 만에 긍정평가가 36%에서 27%로 급락했고, 부정평가는 56%에서 65%로 올랐다.

반면 차기 대권 주자군에 이름을 넣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공고한 모양새다. 같은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3%로, 여권의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지지세는 정권심판론의 반사이익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야권을 대표할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반비례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사퇴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온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은 날(2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사전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사전투표소를 찾은 뒤 두 시간 지나서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의 물음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지만 사전투표 첫날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췄다는 점만으로도 정치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에 참가한 자체가 상징적이다. 사전투표 첫날 투표한 인물 중 가장 화제가 된 게 윤 전 총장이고 오히려 대통령 부부의 사전투표는 살짝 뒤로 밀린 감이 없지 않다"며 "범야권 주자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인물이 나서서 '나를 지지하시는 분들, 이번엔 꼭 투표해야 한다'고 몸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권심판론은 국정안정론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박영선 대 오세훈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심판의 선거이기도 하다"며 "(시민들이) 민생 문제 때문에 분노하고 있다. 판세를 뒤집기에는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지지층 이탈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까지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나서면서 야권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 그 본질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열망"이라며 "여권의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헛발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이대로 상황을 잘 관리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깨비시장에서 열린 순회인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4.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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