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에서 FC서울 주장 기성용이 입장하고 있다. 2021.3.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기성용(FC 서울)이 최근 폭로된 '성폭행' 의혹과 소문으로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황임에도 홈 개막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굳건함을 과시했다. 8일 전 36분 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됐던 아쉬움을 씻고 이날은 72분간 활발하게 누비며 대승을 견인했다.

기성용은 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수원 FC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72분을 소화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6분에는 나상호의 골을 돕는 멋진 패스를 선보이며 서울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2월 27일 1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0-2로 졌던 서울은 기분 좋은 첫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기성용의 출전 여부는 큰 관심사였다. 그를 둘러싼 성폭행 의혹의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데다, 직전 경기에선 부상으로 괴로워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성용에게)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동계 훈련 때 열심히 준비했기에 몸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논란을 뒤로 하고 이번 경기를 완벽하게 준비했음을 그라운드 위에서 입증했다.

기성용은 오스마르, 팔로세비치와 함께 2선을 구성한 뒤 특유의 안정감 넘치는 패스로 중원을 장악했다.

정확하고도 빠른 중거리 패스로 수원 FC 수비 진영을 흔들었고, 침착한 볼 관리로 서울 역습의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후반 6분에는 후방에서 단번에 상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향하는 '택배 패스'로 나상호의 골을 돕기도 했다. 기성용은 이 도움을 기록한 후 모처럼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로도 기성용은 교체되어 나올 때까지 중원에서 수비 보호와 공격 빌드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팀의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의 소명을 다했다.

이래저래 속은 타들어갔을 터다.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큰 이슈였고, 지난 경기에선 패했음에도 수훈 선수를 자청해야 할 만큼 정신적으로도 흔들렸다. 더해 부상까지 덮쳤다. 흔들릴 법한 날이었다.

하지만 기성용은 이 경기에서 외부의 '의혹'이 주는 괴로운 심신을 그라운드로 가져오지 않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했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