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상춘객 발길이 끊이지 않자 트랙터를 동원해 가시리 녹산로 일대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지난해 봄 모조리 갈아엎어졌던 제주 유채꽃을 올해는 파쇄 없이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9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시는 제주 대표 봄꽃 축제인 제주유채꽃축제의 4월 개최를 목표로 설 연휴 이후 코로나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유채꽃축제가 열리는 가시리 녹산로는 벚꽃과 유채꽃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봄이면 상춘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 맞추기 위해 축제 개최를 취소하고 녹산로 일대 유채꽃을 전부 파쇄했다.

갈아엎어진 유채꽃광장의 규모만 9.5㏊(9만5000㎡)로, 상암 월드컵경기장 넓이(9292㎡)의 10배가 넘었다.

또 10km에 이르는 길가를 따라 식재돼 있는 유채꽃 역시 모두 파쇄됐다.

지난해에는 가시리마을회 차원에서 서귀포시에 유채꽃 조기파쇄를 건의했으나 올해는 축제 개최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시리는 지난해 10월 녹산로에 유채꽃을 파종해 축제 밑작업에 나선 상태다.

서귀포시는 4월 9일 축제 개막을 목표로 운영방식 등 세부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설 연휴 이후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거세진다면 축제가 취소될 여지도 남아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올해는 대부분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기 때문에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축제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확산세가 심각해져 축제가 취소되더라도 이미 조성한 유채광장은 최대한 파쇄없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9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열린 ‘2019 제주들불축제’에서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가 펼쳐지고 있다.2019.3.9/뉴스1 © News1

 

 


이처럼 지난해 취소 행렬이 이어졌던 제주 축제들이 큰 변수가 없다면 올해는 대부분 부활할 전망이다.

현재 개최 예정인 축제 30여개 중 취소된 건은 단 하나도 없는 상태다.

실제 들불축제는 이미 축제 세부안을 확정하고 내달 8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된다.

제주시는 온라인, 드라이브인, 참가인원 제한 및 사전예약제 등의 대면 접촉 최소화 방식으로 축제를 진행한다.

다만 도민들 사이에서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축제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청 인터넷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는 들불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민원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코로나가 종식된 것도 아닌데 들불축제를 한다니 깜짝 놀랐다"며 "꼭 지금 같은 시국에 강행해야 하나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행정당국은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관광객을 유치하고, 어려움을 겪는 1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올해까지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2주간 코로나 확산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난해 말부터 비대면, 온라인 방식의 축제가 확산하고 있다"며 "방역당국과의 협조 아래 각 축제위원회와 축제 운영방식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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