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아이카'(i-car) 생산을 위한 현대-기아차와 애플의 협상이 중단됐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 이후 과연 현대-기아와 애플의 협상이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 블룸버그, 협상 중단 최초 보도 : 현대-기아차와 애플의 협상이 중단됐다고 맨 처음 보도한 매체는 블룸버그통신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6일 애플과 현대의 아이카 생산 관련 협상이 최근 중단됐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의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혹은 재개 여부 자체도 불확실하다.

애플은 극비리에 애플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언론에 이번 프로젝트가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해 애플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오토모티브 뉴스도 추종 보도 : 블룸버그에 이어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모티브 뉴스도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7일 그동안 애플은 비밀리에 자율주행 전기자동차인 아이카를 생산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협상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자 애플은 화가 났으며, 최근 들어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의 주가는 애플과 협력 소식이 알려진 이후 14.5% 급등했다. 애플과 현대 사이의 논의가 재개 될지, 언제 재개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오토모티브 뉴스는 전했다.

두 매체 모두 협상이 결렬됐다고 단정 짓지는 않았다. 따라서 양사의 합작 논의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양사 모두 관련 논평 요구에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 스티브 잡스의 신비주의에 현대 발목 잡혀 : 애플이 협상에 제동은 건 것은 '신비주의' 스티브 잡스의 유산이 여전히 애플에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제품 출시에서 '놀라움'을 중시한 잡스의 철학은 곧 '비밀주의'로 이어졌다. 애플은 협력사에 악독한 수준의 비밀유지 계약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어길시 가차 없는 위약금이나 계약 종료가 기다린다.

애플의 유별난 ‘비밀유지계약’은 악명 높다. 자사 직원들에게 비밀유지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은 코드명을 정해 부른다. 디지털 포렌식 회사와 계약을 맺고 기밀 유출자는 끝까지 잡아낸다.

정보유출 방지 강요는 내부뿐만 아니라 협력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애플은 생산시설을 운영하지 않아 아이폰 등 주력제품도 협력사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데, 공개된 협력사는 폭스콘과 TSMC 정도다.

하나의 계약을 체결할 땐 여러 업체들과 동시에 접촉하고 논의가 마무리되기 직전에 협력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편리한 원스톱(one-stop)을 선호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애플은 하나의 회사에만 의존하지도 않는다.

협력사엔 애플만의 보안 유지 강령이 내려온다. 만약 어기면 계약을 가차 없이 해지해 버린다.

애플의 신비주의 집착은 잡스의 성향에서 비롯됐다. 잡스는 신제품 출시 이벤트를 '스펙터클한 일'로 만들기 위해 철저한 비밀 유지를 강조해왔다. '놀라움과 즐거움'은 지금도 여전한 애플의 마케팅 콘셉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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