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례회 폐회사서 공론조사 거부 원 지사 정면 비판
“원희룡 지사, 도민 84%가 시간끌기 하고있다 생각하나”
“전문가보다 도민 개개인의 탁월함과 지혜에 답 구할 때”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6월 20일 열린 제37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제주사회가 제주 제2공항 건설문제를 놓고 격한 갈등과 분열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김태석 도의회 의장이 원희룡 지사 정면에서 비판하면서 제2공항 공론화 절차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김 의장은 20일 오후에 행한 제373회 정례회 폐회사를 통해 “우리는 얼마 전 FIFA U20 월드컵 대회를 통해 많은 기쁨을 느낀 바 있다.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과만이 아니라 감독의 숨은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나를 따르라는식의 일방적 지시로는 조직의 단합된 시너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명제가 다시 한 번 입증된 사례”라고 운을 뗐다.

 이어 “리더의 역할에 따라 조직의 잠재력과 성취가 얼마만큼 나아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체감했다”며 “우리가 지금 제주에 칡넝쿨처럼 얽혀있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석 의장은 “제2공항 건설 문제에 있어서도 제주도정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도민의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공론조사를 ‘시간끌기’, ‘숨은 정치적 의도’로 치부해 버리고 있다”고 원 지사를 비판했다.

 김 의장은 “오늘 제373회 정례회의 폐회는 11대 의회 출범 1년과 2019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는다”며 “이러한 의미를 갖는 제373회 정례회에서 다룬 안건이 바로 ‘결산’인 것은 여러 함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난 한 해 동안 예산을 집행한 결과를 별도의 시간을 들여결산 심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산은 제주도정의 1년간 재정운영 실태를 확인함으로써 예산 편성 시의 목표한 바를 제대로 달성했는지를 도민들께 평가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치적으로 예산집행에 대한 책임을 해제하고 다음년도 예산 편성 시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 아닙니까?”라며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교육청의 2018회계연도 결산심사 결과는 도민사회에 많은 실망감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집행률은 다소 개선되었으나 제주도정은 허술한 관리로 재정손실이 고스란히 도민들께 피해로 남는 것이며 또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집행되는 주민참여예산은 규정을 무시하고 목적외로 지출하는 경우도 발생했다”며 “이것은 도민을 무시한 행정이 이루어지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겠습니까?”라 일갈했다.

 이어 김태석 의장은 교육과 관련해서도 “제주교육청의 경우에도 순세계잉여금이 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64.1%에 이르는 등 우리 아이들을 위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함을 확인했다”며 “특히 단순히 예산의 집행만이 아닌 집행의 결과로서의 성과가 어떠한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성과보고서는 두 기관 모두 성과지표를 누락하거나 전년도 목표보다 하향 설정하는 등 부실하게 작성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그저 해야 하니까 하는 것에 불과한 식의 행정의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라며 “결산 심사 결과에 대해 폐회사를 통해 일일이 거론하는 이유는 제주 경제의 시그널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제주도정과 교육청의 공직자 모두는 예산의 편성과 집행, 그리고 결산의 과정에서 ‘지속가능’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본인의 업무가 도정 전체의 비전과 연결되어 있으며, 도민의 삶의 모든 영역에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에서 시작한다”고 훈계했다.

 김 의장은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해 나갈 때 공직의 지속가능을 담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 하나 달라진다고 뭐가 달라질 것이냐’라는 허무주의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라며 “나 하나의 힘도 보태야 하며, 그 힘으로 남도 격려해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 제주의 시작을 공직에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질타했다.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6월 20일 열린 제37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김 의장은 원희룡 지사를 향해서 “최근 공사가 중단된 비자림로 확장공사에서도 전문가의 이름으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졌다”며 “그러나 그 환경영향평가는 결국 부실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오히려 생물다양성이 보전된 제주의 마지막 곳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서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전문가의 말이라고 해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함께 모였을 때 소수의 훌륭한 사람보다 더 훌륭할 수 있다”며 “도민 개개인이 갖는 탁월함과 지혜를 모아 집단의 지성과 뜻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오히려 개발을 정당화하는데 악용되는 전문가들의 식견 보다는 도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탁월함과 지혜에서 답을 구해야 할 때”라며 “도민의 지혜를 믿읍시다. 이를 통해 진정 지속가능 제주로 나아가는 위대한 첫 걸음을 뗄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하다”며 폐회사를 마쳤다. 다음은 폐회사 전문이다.

[김태석 의장 폐회사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원희룡 도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오늘 제373회 정례회의 폐회는 11대 의회 출범 1년과 19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제373회 정례회에서 다룬 안건이 바로 ‘결산’인 것은 여러 함의를 갖는다고 봅니다.

 우리가 지난 한 해 동안 예산을 집행한 결과를 별도의 시간을 들여 결산 심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산은 제주도정의 1년간 재정운영 실태를 확인함으로써 예산 편성 시의 목표한 바를 제대로 달성했는지를 도민들께 평가받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적으로 예산집행에 대한 책임을 해제하고 다음년도 예산 편성 시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교육청의 2018회계년도 결산심사 결과는 도민사회 내 많은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집행률은 다소 개선되었으나 제주도정은 허술한 관리로, 재정손실이 고스란히 도민들께 피해로 남는 것입니다.

 또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집행되는 주민참여예산을 규정을 무시하고 목적외로 지출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이것은 도민을 무시한 행정이 이루어지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제주교육청의 경우에도 순세계잉여금 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64.1%에 이르는 등우리 아이들을 위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단순히 예산의 집행만이 아닌 집행의 결과로서의 성과가 어떠한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성과보고서는 두 기관 모두 성과지표를 누락하거나 전년도 목표보다 하향 설정하는 등 부실하게 작성되고 있었습니다.

 그저 해야 하니까 하는 것에 불과한 식의 행정의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결산 심사 결과를 폐회사를 통해 일일이 거론하는 이유는 제주 경제의 시그널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9년 3월 제주지역 총 가계부채 규모는 15조5,197억원으로, GRDP 대비 85.7%에 이릅니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재정수입의 획기적 증대를 가져왔던 부동산 경기는 침체되고 있으며, 또 내국인 관광객 감소 또한 제주의 기반산업인 관광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바로 제주도정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실상 제주의 최대기업입니다.

 제주지역 공공부문의 부가가치가 GRDP 차지하는 비중은 12.0%로 전국 평균 6.6%의 2배에 이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정의 재정투자계획은 지역사회의 경제 부흥과 경제 쇠퇴의 갈림길에서 그 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정의 선제적, 선도적인 계획과 뒷받침이 되는 추진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을 2020년 내년 본예산 편성의 근간으로 삼아야함을 당부 드립니다.

 결산을 이미 집행해버린 사후적인 일이라 무효로 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법적 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치부하고 있기에 의회에서 지적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배우는 교훈 없이 공직자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만을 보는 갇힌 시각으로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도민들이 원하는 바와 괴리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도민의 뜻을 담은 의회의 요구사항을 제주 최대 기업이자, 집행기관으로서의 도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제주도정과 교육청의 공직자 모두는 예산의 편성과 집행, 그리고 결산의 과정에서 ‘지속가능’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지속가능’ 하다는 것은 본인의 업무가 도정 전체의 비전과 연결되어 있으며, 도민의 삶의 모든 영역에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이것을 인지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해 나갈 때 공직의 지속가능을 담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 하나 달라진다고 뭐가 달라질 것이냐”라는 허무주의에서 탈피해야 할 것입니다.

 나 하나의 힘도 보태야 합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남도 격려해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 제주의 시작을 공직에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얼마 전 FIFA U20 월드컵 대회를 통해 많은 기쁨을 느낀 바 있습니다.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과만이 아닌 감독의 숨은 노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일방적 지시로는 조직의 단합된 시너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명제가 다시 한번 입증된 사례입니다. 리더의 역할에 따라 조직의 잠재력과 성취가 얼마만큼 나아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제주에 칡넝쿨처럼 얽혀있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제2공항 건설 문제에 있어서도 제주도정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도민의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공론조사를 ‘시간끌기’, ‘숨은 정치적 의도’로 치부해 버리고 있습니다.

 지사께서는 도민의 84%가 모두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지금의 갈등 상황이 발생된 가장 근원의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행정에서 도민의 여론을 충실히 수렴하지 않았던, 그 ‘공론화 과정 생략’이지 않습니까?

 최근 공사가 중단된 비자림로 확장공사에서도 전문가의 이름으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환경영향평가는 결국 부실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오히려 생물다양성이 보전된 제주의 마지막 곳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전문가의 말이라고 해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함께 모였을 때 소수의 훌륭한 사람보다 더 훌륭할 수 있습니다. 도민 개개인이 갖는 탁월함과 지혜를 모아 집단의 지성과 뜻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친애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원희룡 지사와 이석문 교육감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오히려 개발을 정당화하는데 악용되는 전문가들의 식견 보다는 도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탁월함과 지혜에서 답을 구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도민의 지혜를 믿읍시다.

 이를 통해 진정 지속가능 제주로 나아가는 위대한 첫 걸음을 뗄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폐회사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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