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대상으로 제주도 최초 성공

제주도에서도 수술의 위험성과 합병증이 적은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이 가능해 졌다.

제주한라병원(병원장 김성수)은 18일 고령으로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중증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는 고정자(71. 여) 할머니에 대해 새로운 수술 기법인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Sutureless Aortic Valve Replacement)'을 시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술은 신성호 흉부외과장(대동맥‧심장판막센터장)의 집도하에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흉통을 호소하며 내원했던 할머니는 진단 결과에 따라 지난 3일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아 지난 13일 퇴원했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란 고령, 동맥경화, 고혈압, 흡연 등의 이유로 판막이 좁아져 심장의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급사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이같은 환자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흉통, 실신, 심부전과 같은 증상이 생기면 평균 생존기간이 1∼3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대동맥의 피가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대동맥 판막이 심한 협착 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심장에 인공판막을 봉합과정 없이 삽입하는 수술이다. 기존의 대동맥판막치환술은 가슴을 열고 인공심폐기를 가동해 병든 대동맥판막을 제거한 뒤 인공판막을 실로 봉합해 고정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대동맥판막 제거 후 판막의 봉합 없이 인공판막을 삽입하면 자체 고정이 되는 수술방법이다. 이 수술은 수술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임으로써 사망률과 합병증의 발생이 적고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

신성호 과장은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성인에서 가장 많은 후천성 판막 질환으로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고령 환자의 비율이 높다”고 밝히고 “현재 대동맥판막수술의 위험도를 더 낮추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신과장은 이어 “대동맥 판막 수술의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심장 판막 수술의 도입으로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걱정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수술이 어려운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가 아닌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을 여러 과의 협조 하 다학제적 접근으로 시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 향후 도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제주지역에서도 중증도가 높은 환자의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최신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에 따라 도내 중증환자들이 대도시로 나가지 않고도 지역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리고 값비싼 수술비용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예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돼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한편 신성호 과장은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 자문위원 등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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