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뉴스=박완규 주필] 근자에 교육부가 ‘현장중심 학교폭력대책 2014년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계획은 갈수록 심해지는 사이버폭력의 예방 및 근절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자녀의 휴대전화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 메시지 등으로 욕설, 비방, 따돌림 등 학교폭력으로 의심되는 내용의 메시지가 들어오면 이를 부모에게 알려주는 ‘학교폭력 의심문자 알림 서비스’를 하반기에 본격 시행한다.

이를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이 행한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조사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수집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물리적 폭력과 같은 수준으로 사이버폭력을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이나 매뉴얼을 개정하고, 학과 시간에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 습관, 사이버 언어예절 등을 가르치도록 교육과정도 고친다. 자신의 언어습관을 점검하고 잘못된 점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언어습관 자가진단도구’를 개발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언어폭력, 명예훼손, 따돌림 등의 사이버폭력이 이미 만연해 있다. 극단적인 경우 사이버폭력에 시달리던 청소년이 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 얼마 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초·중·고교생과 학부모, 교사, 일반인 등 2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초·중·고교생 10명 중 3명꼴로 사이버폭력을 행사했거나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각각 39.0%와 38.4%였고 초등학생은 7.0%였다. 사이버폭력을 가한 이유로 놀랍게도 초등학생의 45.7%, 중학생의 29.7%, 고등학생의 33.3%가 ‘재미있어서(장난으로)’라고 답했다.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중·고등학생의 66.1%와 일반인의 41.7%는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상대방이 싫어서)’ 사이버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초·중·고교생 응답자의 30.3%와 일반인 응답자의 33.0%는 사이버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고등학생의 40.6%, 중학생의 39.4%, 초등학생의 7.4%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였다. 피해를 본 응답자 중에서 초등학생의 70.3%, 중학생의 66.0%, 고등학생의 56.2%, 일반인의 71.5%가 사이버폭력을 당하고 나서 불안감을 느끼는 등 부정적인 심리변화를 겪었다. 가장 많이 든 생각으로 초등학생은 ‘학교 가기 싫었다’와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다’를 꼽은 응답자가 각각 21.6%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일반인은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응답이 각각 35%, 30.5%, 41.8%로 가장 많았다. 어린 시기에 겪은 이러한 언어폭력은 평생토록 정신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해결 방안을 내놓은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피해를 보고도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초·중·고교생 응답자의 64.4%는 ‘신고해봤자 별 소용 없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이는 학교 당국과 관련기관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사이버폭력의 중대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이버폭력 대응 방법에 대한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다. 교사의 96%도 현재보다 강화된 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처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끼리의 관계, 학생과 교사간의 관계이다. 결국은 인성교육 부분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즈음 사이버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태권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고유의 전통무예이자 국기인 태권도는 스포츠로서 뿐만 아니라 인(忍)․의(義)․예(禮)․효(孝)․정(正)를 가르치는 확실히 검증된 인성교육의 총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전국의 각 도장에서 배우고 있는 수련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태권도를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배웠던 40~50대 아버지 세대와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성들은 태권도 수련의 효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 국 수반들이 그 가치를 인정했으며, 전세계 1억명 상당의 사람들이 즐겨 배우는 검증된 심신단련 운동이다.

이 좋은 프로그램을 놔두고 엉뚱한 데서 해결방안을 찾으니 각주구검(刻舟求劍)의 미련한 정부라 아니할 수 없고, 알고도 터부시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당장 정부가 나서고 학교와 학부모가 찬동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특별활동이나 방과후 태권도 수련을 할 수 있도록 의무화시켜 보라. 사이버폭력이든 청소년문제든 즉시 효과가 입증될 것이다. 단언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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