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6.4 지방선거 룰부터 정하고 혁신 경쟁 나서라
[社說] 6.4 지방선거 룰부터 정하고 혁신 경쟁 나서라
  • 논설위원실
  • 승인 2014.02.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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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120일 앞둔 4일부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전국 17개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작됐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제한된 범위에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선거사무소와 간판·현판·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고 선거사무장을 포함해 5인 이내의 선거 사무원을 둘 수 있다.

또 전화·이메일·문자 메시지 발송과 어깨띠·표지물 착용, 홍보물 1회 우편발송, 공약집 발간·판매도 가능하다. 문제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는데도 지방선거의 룰이 여태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선거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여야 합의로 선거의 룰을 정해 지역발전을 위한 공정경쟁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지방선거 룰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나 쉽게 타협이 이뤄질 것 같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당초 1월 말로 끝난 활동시한을 2월 말까지 연장했음에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둘러싼 입장차가 워낙 커 순항을 기대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제 룰을 정할 시간도 20일 남짓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대타협의 정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만 해도 여야의 대선 공통 공약이었다. 그러나 이 공약(公約)은 전형적인 공약(空約)으로 전락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돌이켜보면 정치권의 '빈말' 같은 약속을 철석같이 믿은 국민이 잘못이다. 매번 공약을 남발한 정치권을 탓해서야 무슨 소용일까 싶다.

이처럼 지방선거의 룰이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선거가 임박하면서 정가에서는 또 정치혁신안이 쏟아지고 있다. 어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포기를 위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독립적 조사권을 가진 국회의원 윤리감독위원회 설치, 출판기념회의 회계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작 김 대표의 혁신안은 뒤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결의문 채택이 불발됐다. 당내 의견 수렴이 제대로 안 된 설익은 내용을 국민에게 약속한 격이다.

황우여 대표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방형 예비경선 제도 도입, 출판기념회 제도개선 등을 약속한 새누리당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황 대표는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여야 대연정의 정신을 바탕으로 주요 국가정책에 대한 국회 내 초당적인 국가미래전략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진영논리나 당리당략을 뛰어넘는 협치를 정치의 기조로 삼아야 한다고 했지만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 말잔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털어내는 것이 더 급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 2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는 안철수 신당이 뛰어들 것이 확실해지면서 지난 대선 때처럼 무차별적인 '정치혁신 경쟁'이 여야 사이에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표심 잡기에 급급한 나머지 정치권 내에서도 회의감을 보이는 혁신안을 쏟아낸다고 해서 국민의 마음을 단박에 붙들지는 못한다. 그보다는 지난 대선 공약부터 제대로 지켜 추락할대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다.

공약에 기반해 지방선거의 룰을 확정하는 것은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정치권이 다짐하는 바를 국민이 먼저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뒤에 국민의 마음을 잡기 위한 혁신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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