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중국의 경제력이 급부상하면서 G20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수퍼파워의 힘겨루기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이번 G20 정상회의는 이미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의 서막이라고 보는 사람이 대다수 이다. 그 원인은 G20의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국가 중에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 중에서 이 두 나라의 핵심이슈를 제치고 새로운 이슈를 다룰만한 능력을 가진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과 중국의 환율조정은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중국이 기습적인 금리인상을 실시하자마자 우리나라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 금리인상은 어디까지나 중국의 기준으로 봤을 때의 금리인상이며, 미국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2차 3차에 걸친 금리인상이 진행되어야만 미국의 주문에 맞출 수가 있다. 그러나 중국도 자국의 이익과 경제력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미국의 주문을 호락호락 들어줄 것 같지가 않다. 1980년대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금리인상을 추진하였다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경제적인 시련을 겪었다는 사실을 중국이 이미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적당한 선에서 금리인상의 적정성을 찾지 못할 경우 세계경제는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후 미국의 경제는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특히 대중국 무역에서 사상최대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마음이 급하다. 미국이 현재 중국과의 무역기조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미국의 경제는 당분간 경제 침체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의 금리인상을 끈질기게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G20의 회의결과는 중국의 양보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 중국의 금리기조는 자국이 스스로 조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불투명하다. 1980년대 G5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본에게 금리인상을 요구할 때 만 해도 미국의 영향력은 막강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급성장과 미국의 경제침체는 미국의 수퍼파워가 급격히 쇠퇴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원하는 환율조정은 거의 이루어 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불균형에 것은 적당한 선에서 협상될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은 세계경제의 흐름에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무역불균형은 두 국가 간의 민감한 문제이므로 이것에 대한 논의는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