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 우근민 도정이 출발한지 약3개월 만에 제주도정의 조직개편에 대한 중간 용역결과가 나왔다. 이번 발표에서 조직 통폐합의 대상이 된 부서는 시끌벅적하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도정이 들어서면 새로운 도지사의 비전과 목적을 달성을 하기 위해 조직개편은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개편이란 반드시 부처의 통폐합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필요한 조직은 그대로 두되 내부적인 혁신개혁이나 조직의 운영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일종의 조직개편의 개념에 포함 시킬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조직통폐합 내용에는 해양수산본부에 대한 해체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제주도라는 특수성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의 미래가 무척이나 걱정된다. 제주도는 전국 광역단체 중에 유일하게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특별자치도이다. 그리고 해양수산본부는 다른 지자체에 없는 유일하게 제주도에 존재하는 조직으로 제주도가 섬으로서 해양수산정책을 종합적이며 조직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가 살아갈 길은 바다를 의존하며 사는 길이다. 주지하다시피 제주도는 관광이 핵심이며 이 핵심중의 핵심이 해양관광이다. 제주도는 대체적으로 땅이 척박하여 농산물이나 땅에 의존한 관광 상품은 국내외적으로 경쟁하기가 힘들다. 제주도의 바다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경관의 탁월성과 청정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해양을 배경으로 설립된 중문관광단지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고 있고, 제주도 넙치생산은 청정바다라는 이미지로 인해 전국 생산량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수산물 수출은 농산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수출 품목이다.

해양수산본부의 중요성을 예를 들어 살펴보자. 만일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환경이 급변할 경우 바다의 수온, 염분, 해류 등에 의한 해수면 상승과 이로 인한 연안재난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변화함에 따라 어장이 바뀌어 이것을 대처하기 위한 종합적인 수산정책도 마련해야 될 것이다. 지금은 해양수산본부가 존재하여 이 문제를 동시에 종합적으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해양수산본부가 없어지면 해양환경, 해양생태, 해안선관리, 어장관리 등 몇 개의 업무부서가 각각 담당해야 된다. 해양환경문제는 환경과에서, 해양생태와 어장관리는 농축수산국에서, 해안선 및 방파제문제는 도시건설국에서 담당해야 될 것이다. 이 경우 각 부처별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서로 미루게 되기 십상이고 조율도 쉽지 않다. 최근에 발생한 양자강 저염분수의 문제도 해류와 같은 해양환경과 수산물 피해가 접목된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준 좋은 예라 하겠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제주도 크기의 몇십배의 바다를 가지고 있는 제주도가 해양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담부서가 없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해양수산본부의 내부적인 혁신개혁은 필요할지 모르지만 해양수산본부 전체를 해체한다는 것은 제주도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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