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의 기강이 해이해지면 국가안보가 흔들린다. 아무리 훌륭한 장비와 화력을 갖추고 있어도 이를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므로 병력이 지휘관의 일정한 방침에 따라서 일률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군사전략이 적절하게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007년 8월 K대령이 주관하는 회식 자리에서 K대령이 육군 B중령에게 "너 뭐하는 짓이냐?"라고 하자 "내 부하 내가 불러서 술 한 잔 주는데 뭐가 잘못 되었습니까? "뭐가 개판입니까? 마음대로 하지 마십시오. 계급장을 떼고 한판 합니까?"라고 말하는 등 상관을 면전에서 모욕했다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을 보면 K대령이 부하에게 전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화의 내용을 보면 B중령이 부하에게 술을 주는 것을 보고 부하들 앞에서 핀잔을 주자 대든 것처럼 보인다. 군에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감히 상관에게 대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상급자와 하급자가 싸운다면 정당성에서 상급자가 우위에 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식적으로 정신이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부당한 행동을 하면서 대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상급자는 계급의 권위를 이용하여 다소 부당한 행위를 하여도 큰 문제가 없이 지나가기가 쉽다. 상위계급일수록 처신을 각별히 잘하여 부하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명예를 가장 큰 가치로 아는 군인의 삶에서 상관은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하급자도 존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군대 내의 하극상의 문제는 단호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군복무를 하는 군인들은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충성을 바치는 국민의 군대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므로 정당한 명령에 대하여 반발하거나 항명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대 내 하극상인 항명, 상관 폭행협박, 지시불이행 등이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여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극상 징계 현황을 보면 육군 징계대상자들은 2007년 4,641명에서 2008년 5,557명, 2009년 7,290명으로 급증했고, 올 상반기에만 3,828명이 징계를 받는 등 징계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징계를 해도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여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상급자일수록 더욱 엄격한 몸가짐과 청렴한 생활자세로 조국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복무하여야 한다. 그러한 상관에게는 어떤 하급자든지 존경과 충성심을 보일 것이다. 그러한 명예를 위하여 산다는 마음가짐이 없는 군인이라면 군대를 떠나는 것이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하여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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