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영 서귀포시 송산동

송미영 서귀포시
송미영 서귀포시

송산동에 발령을 받은 지 보름이 되지 않았을 무렵, 어르신 한 분이 오토바이에 쌀 5포대를 싣고 와 직원을 불렀다. 직원은 익숙한 듯 일어나 자연스레 쌀을 옮겼고 어르신은 동 주민센터를 유유히 떠났다.

어르신이 떠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 주민센터에 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분인데 본인 역시 장애도 있고, 생활이 넉넉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월급을 받으면 매월 쌀 5포대를 사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달라며 가져 오신다는 것이다.

어르신의 나눔은 2013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고모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남매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밥이라도 잘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매월 쌀 2포대를 지원하였다고.

어르신 건강이 안 좋아져 일을 그만두면서 나눔도 잠시 멈췄었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일자리에 참여하면서 당신이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는 한 나눔을 지속하겠다고 스스로 약속을 했고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일이니 외부에 알리지도 말고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도 말아달라고 하셨다.

“마음이 뭉클하다”라는 표현이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한 경제난으로 온정의 손길이 줄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송산동에는 어르신 외에도 송산동의 61명의 착한가게(개인)에 참여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 분들은 송산동에 희망을 나누는 씨앗이 되었고, 이러한 나눔을 이어받아 송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희망더하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 장년층 1인가구와 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고 밑반찬을 지원하는 사업(희망더하기 밑반찬 사업),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방역지원, 방충망교체,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사업(희망더하기 클린존 사업), 저소득층들이 건강한 여름과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사업(희망더하기 여름·겨울용품 지원사업), 저소득 청소년들의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사업(희망더하기 청소년 체험활동 지원사업)등을 추진하여 송산동에 희망을 더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쉬운 일부터 이웃과 함께하고 희망을 나누는 씨앗을 심기를 바라며, 나 역시 바쁜 업무 속에서도 항상 쉬어갈수 있는 마음의 한 페이지에 희망을 나누고, 희망을 더하는 기쁨으로 가득 채워나가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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