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일본과의 평가전서 치욕스러운 결과를 받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완패를 인정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0-3으로 대패했다.

한국은 전반 16분 야마네 미키(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27분 역습 위기에서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에게 추가 실점했다. 이어 후반 37분 엔토 와타루(슈투트가르트)에게 3번째 골까지 허용하며 완패했다.

축구대표팀 간 한일전에 패한 것은 2013년 안방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1-2 패배 이후 처음이다. 80번째 한일전서 무너지며 양국의 역대 전적은 42승23무15패(한국 우위)가 됐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원했던 경기를 전혀 하지 못했다"면서 "많은 실수가 나왔다. 위험 지역서 볼을 뺏기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오늘 패배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최악의 졸전이었다. 벤투 감독이 원하던 빌드업은 전혀 되지 않았고, 이날 내세웠던 '제로톱'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유효 슈팅도 90분 동안 단 1개에 불과했다.

벤투 감독은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준비했지만 오늘 경기는 상대가 우리보다 더 나았다"며 "일본은 이길만한 자격이 있었다. 오늘 패배를 곱씹어 보고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나갈지 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제로톱 카드를 꺼냈지만 전방에 자리했던 이강인(발렌시아)은 고립되면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제로톱을 통해 상대 수비라인의 균열을 꾀했다"면서 "상대 수비가 우리를 압박할 때 포지션에서 끌어낼 수 있다면 그 빈틈을 2선에 있던 윙어(나상호, 이동준)와 섀도우 스트라이커(남태희)가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이길 원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안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벤투 감독은 "이강인이 계속 볼을 받으러 내려왔고 공격도 중앙에서만 전개됐다. 원했던 전략이 나오지 않았고, 이 전술이 잘 안 됐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 주축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벤투 감독은 이를 핑계 삼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해외파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다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며 "그것은 변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벤투 감독은 "우린 지난해 11월 소집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우리 플레이 스타일이나 나아가고자 하는 과정도 살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있었다고 나아졌을 것이란 것은 여기 있는 선수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모든 패배의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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