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황희찬은 한일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발탁이 확정된 건 아니다. © News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에도 영향을 끼쳤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부르지 못해 온전한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공식 A매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각 클럽들이 차출을 거부해서 빚어진 '코로나 시대'의 단상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 오후 7시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치러질 한일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했다.

유럽파 중에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얼핏 보면 적지 않은 숫자다. 2019년 10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예선 북한 원정을 앞두고 소집됐던 대표팀 내 유럽파 숫자(7명)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 없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살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아직 소집이 확정되지 않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빠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부상 중이다.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최종 발탁 유무가 결정된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토트넘과 협의 중이다. 최종 진단 결과를 보고 명단에서 제외할지 포함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회복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손흥민의 합류 가능성은 썩 높지 않아 보인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한국시간으로 오늘(15일) 저녁 토트넘의 답변이 올 것"이라며 "어떤 내용의 답변이 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만약 손흥민의 소집이 불가능할 경우, 대체 발탁이 이뤄질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황희찬도 아직은 미지수다. KFA 관계자는 "독일은 각 주마다 방역 체계가 다르다. 소속 팀(라이프치히)과 주정부 사이에서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황희찬의 경우 현실적으로 합류가 어려울 것 같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 역시 "(많은 선수들이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약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오지 못할 경우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모두가 잘 알 것"이라며 두 선수의 제외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두 선수 뿐 아니다 이미 많은 유럽파들이 이미 명단에서 제외됐다.

소속 팀 선수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자가격리에 들어간 이재성(홀슈타인 킬)을 포함해 15일 소속 팀에서 멀티골을 넣은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벤투호 중원의 핵심' 황인범(루빈카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권창훈(프라이부르크)도 명단에서 볼 수 없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A매치는 같은 유럽인 오스트리아에서 열렸기에 그나마 많은 선수들이 소집될 수 있었지만, 아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한일전은 더욱 상황이 어려운 모양새다.

KFA 관계자는 "그동안 발탁됐던 해외파들 중 이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은 모두 소속 팀이 내어주지 않은 것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손흥민과 황희찬마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할 경우, 유럽파는 이강인과 정우영 2명뿐이다.

지난해 10월 국내파로만 구성해 올림픽 대표팀과 겨뤘던 '스페셜 매치'나 2019년 12월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등 처음부터 국내 선수들로만 발탁했던 경우를 제외하면, 벤투 감독 부임 후 대표팀에서 유럽파가 2명에 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FA 관계자는 "각 나라별 방역 수칙과 소속 팀 상황들을 고려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불가항력의 요소들이 있었다"고 현실적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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