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사진. /뉴스1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박대준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투기 의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LH 간부가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LH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내부 일각에서는 자칫 유사 사고가 더 발생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13일 국가수사본부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단, LH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분쯤 경기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 한 컨테이너에서 LH파주지역본부 간부 A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져 있던 A씨를 인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고, 현장에서 범죄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컨테이너는 A씨가 지난 2019년 2월 인근 부지를 매입한 뒤 가져다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은 경찰과 LH 다른 임직원 등에 의해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A씨는 이날 새벽 가족과의 통화 후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1980년대 후반 LH에 입사했으며, LH파주사업본부에 차장급으로 발령받아 12일까지 출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관련한 부동산 투기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다만 A씨를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로 그와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고위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발견된 성남 분당구의 한 아파트 화단을 취재진이 취재하는 모습. 2021.3.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 지역본부장을 지낸 B씨(56)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역시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퇴직 1년을 앞두고 LH에서 본부장급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며 최근까지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의 주거지에서는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국민에 죄송하다''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B씨는 합조단 1차 조사 결과에 따른 투기 의심자 20명에 해당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땅투기 의혹으로 일주일 넘게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어제오늘 이런 소식까지 들리면서 마음이 좋지 않다"며 "자칫 유사한 일이 더 일어날까 두렵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LH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조직에 대한 조정 이야기도 나오는 차라, 여러가지 복잡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 같다"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이틀 극단적 선택에 의한 불상사가 발생하면서 경찰 수사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앞서 투기 의심자가 100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인력 등 총 34명을 파견받아 부동산 투기 수사를 전방위로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해 유감"이라면서도 "부동산투기사범에 대한 수사는 흔들림 없이 엄정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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