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 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라면 제보도 받는다.
 

2019년3월9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열린 ‘2019 제주들불축제’에서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가 펼쳐지고 있다.2019.3.9 /뉴스1 © News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매년 3월 열리는 제주들불축제는 불을 소재로 한 축제 중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명성에 걸맞게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 오름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새별오름은 높이 119m, 둘레 2713m, 면적 52만2216㎡이다.이 가운데 들불이 타는 면적은 30만㎡로 축구장 42개에 달한다고 하니 직접 보지 않아도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거대한 들불에 취하다가도 혹시 산불로 번지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든다.

그렇다면 왜 제주에서는 멀쩡한(?) 오름에 매년 불을 지르는 것일까?

들불축제의 유래에서 그 해답을 찾을수 있다.

13일 제주시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제주에서 농사의 주노동력은 소였다.

소로 밭을 경작하고 수확한 농산물을 소에 싣고 운반했다.

당연히 소를 방목해서 기르는 공간이 필요했다.

농한기 목동(쉐테우리)들은 중산간 초지를 찾아다니며 소를 방목해 관리했다.

여기서 방애(불놓기)가 등장한다.

중산간 초지의 해묵은 풀과 해충을 없애려고 늦겨울에서 경칩에 이르는 기간에 목야지에 불을 놓아 양질의 새풀이 돋도록 하는 작업이다.

방애 기간 제주 중산간 일대는 마치 들불이 난 착각을 일으킬만큼 장관을 이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제주 선인들의 지혜와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발전시킨 게 지금의 들불축제다.

 

 

 

 

 

 

 

2018년 3월3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열린 ‘2018 제주들불축제’에서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가 펼쳐지고 있다.2018.3.3 /뉴스1 © News1

 

 


제주들불축제는 2006년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지정된 뒤 2015년에 우수축제, 2019년 최우수축제에 이어 2020~2021년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는 등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됐다.

1997년 시작한 들불축제는 초기에는 애월읍 어음리 평화로변 야초지에서 열리다 1999년 3회째에는 구좌읍 덕천공동목장에서, 그리고 4회부터 지금의 새별오름으로 옮겼다.

지금은 들불축제와 억새밭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됐지만 새별오름은 고려시대 최영 장군이 몽골의 잔존세력과 싸운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새별오름은 도내 360여개 오름 중 중간 정도의 크기로 '샛별과 같이 빛난다'는 의미로 새별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축제시기는 매년 음력1월15일 정월대보름 시기에 열렸으나 겨울철 변덕스러운 날씨와 눈 때문에 행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발생하자 2013년부터는 경칩 이후로 바뀌었다.

관람객들에게는 희귀한 볼거리지만 소방관들에게는 1년 중 가장 긴장하는 날이다.

올해에도 의용소방대원을 포함한 100여명의 소방인력과 소방 관련 차량 10여대가 새별오름에 투입된다.

특히 불을 놓는 면적 주변 억새풀 등 탈만한 것들을 모두 제거해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 '방화선'을 구축한다.

20년 넘는 세월 들불축제가 단 한번도 대형화재로 번지지 않은 비결이 여기에 있다.

올해 23회째를 맞는 들불축제가 개최되지 못한 건 2011년 구제역, 2020년 코로나19로 단 두차례 뿐이다.

올해도 코로나 여파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결국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를 축소해 열기로 했다.

이날 오후 8시에 열리는 불놓기 행사는 온라인을 통해 도내는 물론 전 세계에 중계된다.

사전에 예약한 차량 400대에 한해 '드라이브 인'으로 불놓기를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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