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중상주의 무역정책을 기반으로 하여 성장하였고 많은 산업부문에서 발전을 거듭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철강, 반도체, 조선, 자동차 제품은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총체적으로 자유무역주의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국익에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부문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취약한 부문이 농업부문이며 영화와 같은 문화산업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상적인 자유무역시장을 개방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으로 세계무역기구가 설립되었으나 선진공업국 중심의 체제라고 반발하는 많은 중ㆍ후진 국가들과 비정부기구들로 인하여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국가들의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는 것이 어려우므로 소수의 국가들 간에 블록화 된 자유무역시장을 만드는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새로운 방편을 마련하였다. 소수의 국가 간에도 자유무역시장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

유럽연합(EU)은 한-EU FTA에 대하여 한국과의 협정문 정식서명과 유럽의회 동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9월 10일 특별이사회(통상장관회의)를 열어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이날 일반관계이사회에서 재론키로 했었다. 9월 13일 정례 일반관계이사회를 열어 한-EU FTA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이탈리아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또 다시 9월 16일 정상회의로 넘겼다. 유럽연합(EU)과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가서명된 한-EU FTA를 연내에 발효시켜서 전 세계 경제위기 속에 교역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반발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이탈리아가 다른 26개 EU 회원국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한-EU FTA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은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중상주의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자동차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기술력도 뛰어나다. 대표적인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는 현재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 페라리를 비롯해 대중적인 차량인 피아트, 란치아, 알파로메오 등의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하는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은 항상 지속되지 않는다. 피아트는 2009년도 2분기에 1억6천8백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2분기에는 9천만 유로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한국자동차가 유럽연합(EU)의 시장에 진입하였을 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한-EU FTA를 반대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일이 우리나라를 포함 한 전 세계에서 전개되고 있다. 경쟁력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고 관을 이겨낼 때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농업은 정부에서 보호할 때 오히려 경쟁력을 잃다가 혹독한 환경으로 내몰렸을 때 오히려 경쟁력을 갖췄다.

우리나라의 철강, 반도체, 조선, 자동차 제품은 내수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이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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