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전경. 2015.11.10/뉴스1 © News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찬반 갈등이 수년째 계속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제주 전체도민과 사업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의 민심이 갈렸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두 전문기관에 의뢰해 18일 발표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민 여론조사는 둘다 반대가 높은 반면 성산 주민 여론조사는 찬성이 더 높았다.

한국갤럽이 성인 제주도민 2019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47%가 '반대', 44.1%는 '찬성'이라고 답했다. 격차는 2.9%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성인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1.1%가 '반대', 43.8%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격차는 7.3%p포인트다.

반면 한국갤럽이 성인 성산읍 주민 5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4.9%가 '찬성', 31.4%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격차는 33.5%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성인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응답자의 65.6%가 '찬성', 33.0%가 '반대' 의견을 냈다. 격차는 32.6%포인트다.

찬성과 반대는 기존 공항이 있는 제주시와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서귀포시도 엇갈렸다.

갤럽 조사에서 제주시는 '반대(49.5%)'가 '찬성’(41.5%)'보다, 서귀포시는 '찬성(51.1%)'이 '반대(40.3%)'보다 각각 많았다.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에서도 제주시는 '반대'가 54.1%로 '찬성 40.4%'을 앞선 반면 서귀포시는 '찬성(52.5%)'이 '반대(43.2%)'보다 많았다.

◇도민은 '반대'·성산은 '찬성'...또 다른 논란?

이번 여론조사는 전체 도민과 성산읍 주민 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갈려 또 다른 논란거리를 던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론조사 결과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참여하는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국토교통부에 전달된다.

국토부는 제주도가 합리적·객관적 절차에 따른 제주도민 의견 수렴 결과를 제출할 경우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 주체인 국토교통부 입장에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도민의 뜻'이냐,' 사업 예정지에 거주하는 성산 주민의 뜻이냐' 어느쪽이든 둘다 사업 추진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어서다.

국토부뿐만 아니라 찬성측과 반대측 역시 여론조사 결과를 입맛대로 해석할 경우 전혀 다른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요청으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JIBS제주방송·KBS제주방송총국·KCTV제주방송·MBC제주문화방송·연합뉴스 제주취재본부·제민일보·제주CBS·제주일보·한라일보)가 공동 주관했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 면접조사(무선 80%·유선 20%) 방식으로 지난 15~17일 진행됐으며, 지난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인구비(성·연령·지역)에 따른 사후 가중치가 부여됐다.

표본오차는 한국갤럽 제주도민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성산읍 주민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엠브레인퍼블릭 제주도민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2.19%, 성산읍 주민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4.38%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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