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는 장문의 글을 전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1945년 광복 당시 우리나라에 자격을 갖춘 법률가 숫자는 채 200명이 되지 않았다"며 "우리 스스로 법전을 만들고 사법행정 조직을 비롯한 제도와 질서를 구축해 2차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가운데 가장 빠르게 3권분립의 민주정체를 완성한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피땀으로 이루고 역사를 통해 지켜낸 사법부의 독립이 오늘과 같이 처참하게 농락당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승만 정부 시절에도 대법원장은 대통령을 향해 사법부 수장다운 강기를 보였고, 박정희 정부 시절 조진만 대법원장은 소신있는 재판을 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 돼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법원장은 입법부의 로비스트가 돼 '탄핵 거래'를 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그것이 들통났는데도 변명과 궤변으로 일관한다"고 꼬집었다.

또 "법률과 양심 앞에 진실만을 증언토록 해야 할 법관의 자격조차 상실한 태도"라고 김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김 위원장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이토록 무능하고 비양심적인 대법원장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거짓말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기 자리를 보전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용훈 대법원장 이후로 자리를 잡아가던 사법부 독립이 다시 구시대로 돌아갔다. 지금 대한민국 사법부 권위는 휴지조각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명예는 밖으로 드러난 양심이요, 양심은 내부에 깃드는 명예'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한 김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에게 최소한의 양심과 명예가 있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역사와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죄를 더는 길"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스스로 대법원장의 거취를 따져 묻고 작금에 무너진 자존과 권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민이 사법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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