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조광래와 제자 이영표가 '대표이사'로 맞대결…K리그 젊어진다
스승 조광래와 제자 이영표가 '대표이사'로 맞대결…K리그 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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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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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가 이영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43세, 최연소 대표이사의 탄생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프로축구판에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아직도 현역 시절의 플레이가 눈에 남아 있는 이영표 전 해설위원이 행정가로 변신, 강원FC의 대표이사로 K리그 현장에 복귀한다. 43세 최연소 대표이사의 탄생이다.

강원FC는 22일 "오늘 강원도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 이영표 전 해설위원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난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원FC의 차기 대표이사로 이영표 해설위원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현 박종완 대표이사가 12월31일을 끝으로 퇴임하는 강원FC는 그간 후임자를 물색해왔고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축구계 안팎에서 신망을 쌓은 이영표 해설위원으로 뜻을 모았다.

당시 도 관계자는 "구단주(최문순 도지사)가 결정하고 이영표 위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고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했다.

이영표는 지난 2000년 안양LG(FC서울 전신) 소속으로 프로무대에 데뷔해 2002년까지 짧게 국내 무대를 누볐다. 이후로는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캐나다 등 외국에서만 선수생활을 했으니 무려 20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K리그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그것도 1983년부터 시작된 K리그 역사에 최연소 대표이사이니 또 화제다. 20~30대 CEO가 즐비한 세상이 됐으니 43세라는 나이 자체를 어리다 볼 수는 없으나 유난히 연륜을 중시하는 축구계 풍토를 감안한다면 꽤나 신선한 인사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감독 자리에는 젊은 바람이 불었다. 올해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이동국(41)과 동갑내기인 설기현(경남FC), 박동혁(충남아산) 감독을 비롯해 박진섭(FC서울), 김남일(성남FC), 김도균 감독(수원FC·이상 43) 등 40대 초반 지도자들이 꽤 많아졌다. K리그 4연패에 빛나는 전북현대는 44세 김상식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물론 과거에도 뛰어난 이정표를 남긴 젊은 감독들이 있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후 두 번째 도전이었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사령탑 김정남 감독은 42세 때 본선무대를 밟았고 차범근 감독은 40대에 이르기 전에 울산현대의 지휘봉을 잡았으니 언급한 이들의 나이가 그리 놀랄 수준은 아니다. 참고로 황희찬의 소속팀인 분데스리가 신흥강호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1987년생, 33세다.

하지만 구단의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40대 축구인 출신이 등장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강원FC 선수단을 이끄는 김병수 감독(50)보다도 7세나 젊다.

 

 

 

 

 

 

 

스승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와 제자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가 장외에서 대결하는 새로운 그림이 펼쳐지게 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이로써 과거 스승과 제자의 연으로 얽힌 이들이 서로 '대표이사' 자격으로 장외 맞대결을 펼치는 새로운 풍경도 펼쳐지게 된다. 벤치에서 지략대결을 펼치는 것이야 종종 보았으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선수 이영표가 프로에 데뷔할 때 당시 안양LG의 사령탑은 현재 대구FC의 대표이사인 조광래 감독이었다. 국가대표 이영표의 은퇴 무대였던 2011년 AFC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도 조광래 감독이었다. 강원FC와 대구FC 두 시도민구단이 K리그에서 충돌할 때마다 이들을 향한 조명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팀의 활동무대가 K리그1(강원FC)과 K리그2(대전하나시티즌)로 나뉘어 당장 격돌할 기회는 없겠으나 이영표 대표이사와 허정무 대전 이사장과도 직접적인 스승과 제자 관계다. 허정무 감독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발탁한 이영표는 이후 10여년 동안 축구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다.

이영표 신임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배우고 느끼고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강원도민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강원FC 팬들에게 자랑거리가 되고 싶다"는 취임일성을 전했다. 나이를 생각지 않고 '경험'만 따지면 이영표 대표보다 풍부한 축구인도 드물다. K리그 판에 또 하나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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