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딸을 5급 사무관 특채로 채용하였다가 말썽이 일자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다. 장관의 딸이 특채로 채용된 것에 대하여 논란이 일자 초기에는 유명환 장관이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채용되는 것이 특혜 의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였고 딸 유현선씨가 특채를 자진 취소하여 논란을 무마하려고 하였다. 장관의 딸 특채에 대하여 여론의 비판을 받은 외교통상부는 특채절차가 공정하였으며 최종 3명의 후보자 가운데 가장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해명을 하였다. 그러나 현직 장관의 딸이 유일한 특채 대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누가 그 과정이 공정하였다고 믿겠는가? 누가 보더라도 현직 장관의 딸이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채용되었는데 공정한 심사를 거쳐서 채용되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것이다.

 언론에 터져 나오는 유현선씨의 행태도 가관이다. 유명환장관의 딸인 유현선씨는 2006년 6월부터 2년간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추진단에서 근무하였는데, 무단결근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설명도 본인 대신 유명환장관의 부인이 담당과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 외교부내에 파다하게 퍼져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장관아버지를 거론하며 특권의식을 표현하는 유현선씨에 대한 동료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가 유명환장관의 딸은 당시 외교통상부 내에서 '제 3차관'이라는 별칭이 있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잘못되어도 이만 저만 잘못된 것이 아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별채용 의혹은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유현선씨 특별채용을 감사 중인 행정안전부가 외교부에 근무하는 다른 외교관 자녀의 특채 과정까지 감사를 확대하고 있다. 외교부에 특채된 계약직 직원 중 외교관 자녀는 7명이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4명이다. 대통령이 유현선씨 특별채용 의혹에 대하여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를 하자 행정안전부는 인사실 소속 인사정책과 감사팀을 외교부에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 인사정책과 감사팀은 공공기관의 채용과 승진, 보수지급 등 인사와 관련한 내용을 전문으로 점검하는 조직이다. 인사정책과 감사팀은 외교부가 행한 특채의 채용 공고, 서류 심사, 면접 등 특채가 이뤄진 전 과정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유현선씨 특별채용사건으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의 5급 전문가 특채 계획안에 대하여 국민들의 불신이 커질 것이다.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행정고시를 없애는 대신 4∼5년 후 예정 인원의 절반까지 5급 민간 전문가를 특채를 통하여 선발한다는 것인데, 객관성을 확보하여 부정한 채용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22명을 선발한 외시 2부 시험에서 모두 9명이 전, 현직 장, 차관과 3급 이상 고위직 자녀로 41%가 외무부고위자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외교관들의 자녀들이 외교적 능력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직업이 세습하게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북한사회를 혐오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권력의 세습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는 기득권자에게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를 한 단계 격이 높은 나라로 만들 수 있으며 공정사회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경제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것도 제한이 따를 것이고 사회는 갈등과 분열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전한 사회는 밑에서부터 노력하여 최고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사회이다. 인간승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건전한 사회가 되도록 강도 높은 자정작용이 작동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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