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 강정평화네트워크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제주인뉴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제주인뉴스

해군은 2020년 10월 28일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항 건물인 김영관 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해군’이란 제목으로 함상토론회를 가졌다. 우리는 이 함상토론회가 기만적이고 위험하며 해군이 해야 할 일은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받아들이는 것과 평화의 섬 제주에서 제주해군기지를 철수시키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강정마을은 군의 식민지가 아니다.

해군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한 언론에 의하면 해군참모총장 부석종은 개회사에서 "우리 해군의 전략기지이자 민.군 상생협력의 길을 열고 있는 제주민군복합항에서 이번 함상토론회를 개최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함상토론회는 해군이 해양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도전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지난 8월 31일 코로나 2.5 단계 시기에 해군이 현 강정마을회와 맺었던 민.군 상생협약은 기만이며 해군 참모총장 부석종의 사과는 피해자가 없는 가운데 이루어진 면피성이자 민군상생협약 체결을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한다. 해군은 상생이란 이름아래 군사시설보호구역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서귀포 시민의 70% 이상이 음용하는 강정천 인근에 군사기지 진입도로를 추진하고 있다. 해군이 전략기지라 부르는 제주해군기지는 강정주민들의 피눈물 위에 세워진 것이다. 우리는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국제 관함식에서 제주해군기지를 평화의 거점으로 부른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 때 문재인 정부는 관함식을 ‘조건’으로 ‘피해자 없는’ 사과를 한 바 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와 해군이 계속 기만적인 사과를 하는 한편 강정마을을 군의 식민지로 만드는 것을 규탄한다.

군사화를 위한 군-관-산-학의 연계를 규탄한다.

이번 함상토론회에는 해군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한국해로연구회, 세종대학교, 충남대학교,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언론에 의하면 제독 양민수(해군 본부)는 해군이 미래를 대비한 핵심전력이 되야 한다 말했다. 박사 박용한(중앙일보)은 "한국 해군은 '다기능화', '혁신화'된 중.대형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박사 이춘근(한국해양전략연구소)은 미국의 쿼드 구상이 한국도 참여하는 펜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수 김상배(서울대)는 "사이버.우주전 및 하이브리드전의 부상 등에 주목해 스마트 해군건설이 추진 되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교수 구민교(서울대)는 ‘한국형 집단안보 체제를 구축하고 원해거점’을 확보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외에 연세대, 충남대, 한남대, 한양대, 국방정보본부, 한국군사과학포럼, KIDA, KAIST에서 각각 발제자들이 나왔다.

우리는 이러한 군-관-산-학의 연계가 군사주의의 위험한 징후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함상토론회가 버젓이 강정마을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규탄한다. 함상토론회의 일부가 열린 민군복합항 건물인 김영관센터는 김영관 전 도지사이자 전 해군참모총장을 기리는 곳이다. 제주해군기지와 더불어 폐쇄되어야 하는 곳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방개혁2030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산․학․군 기술인력 육성 협력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교육부와 국방부가 ‘군 특성화고 지원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올 해 초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가 해군본부와 학·군 교류 협약을 체결하여 군 특성화고 운영을 위한 첫 발을 내 딛었다. 그런가 하면 공군이 2014년 공동 창설한 아시아 최대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전쟁문화에 노출되어 있다. 해군은 매년 어린이 날에 제주해군기지에 어린이들을 초대하여 역시 전쟁문화를 고취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전쟁으로 먹고 사는 군산복합체 국가 미국을 연상시킨다. 우리는 강정마을이 군사주의와 군사문화를 배격하는 생명평화마을이며 제주가 탈군사화 될 때만이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포스트 코로나에 필요한 것은 ‘해양강국 대양해군’이 아니라 군축, 민중복지, 기후위기대응이다

언론에 의하면 해군본부 정책실장 양민수는 해군 창설 100주년이 되는2045년에 '해양강국 대양해군'이란 비전을 구현 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는 "국방부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해 300조원을 투입, 해군이 경항공모함과 차세대 잠수함, 해상탄도탄 요격 유도탄,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해군은 기동부대 중심의 임무 통합형 부대 구조를 구축하고, 전방위 안보 위협에 동시 대응할 수 있는 입체균형전력을 확보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경항공모함은 잠재적 위협에 대해 해양주권을 보호하고, 연합 및 합동작전에 기여하는 등 전방위 안보 위협에 대비해 다목적 군사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해군은 무기체계 첨단화, 지휘통제체계 지능화, 국내외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 기반의 '스마트 네이비(SMART Navy)'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우선 해양강국, 대양해군이란 비전은 한국이 대북 방어를 벗어나 원거리 군사 작전을 표명하는 것이며 이는 불필요할 뿐 아니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배 전략에 휩싸이게 되는 것임을 분명히 말한다. 예를 들어 미 에스퍼 국방 장관은 2045년까지 유·무인 함정을 500척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초대형 항모들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F-35B 스텔스기 같은 최신형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하는 6척의 경항모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민수가 경항모함이 “연합 및 합동작전에 기여하는 등” 이라고 말한 것은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군의 위와 같은 군비 증강 계획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국민의 건강 위기와 생계의 어려움을 외면한 것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군축을 말하면서 내년 국방 예산을 5.5%나 증액하였다. 이는 이명박 박근혜 때의 연간 증액수치보다 높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때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로 상승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군비증강은 상대국과 다른 나라들의 군비증강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불러들이고 그 만큼 민생 복지 및 평화, 그리고 기후위기대응으로 편성되는 예산은 축소되게 된다.

한국의 쿼드 또는 펜타 참여 촉구는 매국적이자 반평화적이다

언론에 의하면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박사 이춘근은 '미-중 갈등 시대 한반도 주변 해양안보 상황과 한국 해군의 대응'이란 주제 발표에서"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시기에 해양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다자간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를 '펜타(Penta)'로 확대 개편해 한국이 정식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춘근의 주장은 결국 미중갈등에서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이러한 발언은 한국의 높은 대중 무역의존도를 무시한 비현실적인 발언이자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에 위배된다. 또한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공동 이익을 위한 경우 이외에는 무력을 사용하지 아니한다는”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 한편 미국이 대중국 견제와 봉쇄를 위해 최근에 강조하고 있는 ‘아시아판 나토 ’쿼드 전략은 원래 전 일본 수상 아베가 2007 년에 제안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주도를 의도한 아베는 남북한 화해 노력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쿼드 전략의 장애물로 여겨 많은 방해를 하였다. 이춘근은 남북한 화해와 평화보다 미국과 일본의 지배 전략에 한국이 부응하고 굴종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인가?

제주는 비핵 비무장 평화의 섬 이 되어야 한다.

언론에 따르면 주한미해군사령관 도넬리(Donnelly)는‘미국의 국방전략에 담긴 신기술 과학의 딥러닝, 인간-기계 협업 등 5개 추진 분야를 소개하고 다양한 과학기술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주한미해군사령관의 일종의 멘토링은 제주의 군사화가 한미동맹과 뗄레야 뗄수 없음을 말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강정 마을의 주민들을 회유하고 압박하여 제주해군기지에서 국제관함식을 열었다. 1 만여명의 외국 군인들 중 로널드 레이건 미핵항공모함의 5,500 여명 선원들은 민군복합항 크루즈 터미널을 첫 공식 입항하였다. 국제 관함식은 외양은 한국 기지이지만 내용은 미국의 ‘전략 기지’임을 여실히 공표한 행사였다. 미국은 소성리 사드 성능 개량을 통해 미국 주도 동북아 미사일 방어망을 통합시키려 한다. 미국은 협력이란 이름 아래 한국과 같은 하위 협력자가 자체의 군비증강 및 개선을 통해 업그레이드 되길 요구한다. ‘전략 기지’로 불러지는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의 군비증강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대한 복속과 더불어 평화의 섬 제주에 더 많은 불필요하고 위험한 첨단 군사 기지와 시설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평화의 섬 제주인가. 이것이 4·3의 아픔을 승화하기 위해 지정된 평화의 섬이 나아갈 길인가. 우리는 군사기지 없는 비무장, 비핵, 평화의섬 만이 제주가 나갈 길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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