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필 관광진흥과

강종필 관광진흥과@제주인뉴스
강종필 관광진흥과@제주인뉴스

휴일 저녁, 돼지갈비 집으로 가족외식을 갔다. 갈비와 함께 음료수도 두병 주문했다. 흡족하게 식사를 마친 우리는 식대를 지불하고 가게를 나왔다. 금액이 예상보다 적었다.‘왜 저 가격이지?’주문한 음식과 가격을 맞춰보니 음료수 값이 빠져있었다. 사장님이 식대를 잘못 계산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와이프에게 자랑하듯 말했다. 음료수를 공짜로 마셨다고. 내 말을 들은 초등학생 큰 아들이 버럭 소리친다. “당장 차 돌려요!”음료수 값을 사장님께 전해주고 오라는 의미다. 무심히 내가 말했다.“괜찮아. 얼마 안 되니 그냥 가도 돼.”급기야 아들이 울먹이며 말한다. “아빠 정말 나빠요. 얼른 가서 주고 와요!”그리고 이어지는 충격적인 말.“공무원이 이래도 돼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말의 함의는‘공무원은 다른 일반인보다 도덕적 양심이 더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두말 않고 차를 돌렸다. 사장님께 식대 계산이 잘못됐다며 음료수 값을 드렸다.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사장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초지종을 듣고서야 환하게 웃는 사장님. 그때까지도 아들은 곁에서 가자미눈을 하고 음료수 값을 내가 돌려주는지 지켜보고 있다. 사장님은 내게 받은 음료수 값을 용돈이라며 아들에게 줬다. 아들은 손사래를 치며 가게 밖으로 황급히 뛰쳐나간다.

청렴. 공직생활에서 숱하게 듣는 말이다. 공무원 누구나 자신은 청렴하다고 확신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떠한 순간에도 부당한 청탁은 거절하겠다. 거기에 수반되는 현물은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탐욕이 없는 마음, 재물을 탐하지 않는다는 청렴. 업무적으로만 깨끗하면 된다고 믿었다. 오산이었다.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공정한 양심이 깃들어져 있어야 한다. 그 사실을 아들에게서 배웠다. 지금부터라도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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