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3일 (화) - 2021년 1월 23일 (토), [갤러리2 중선농원] 제주 제주시 영평길 269

전 시 : 최기석 개인전
기 간 : 2020년 10월 13일 (화) - 2021년 1월 23일 (토)
장 소 : [갤러리2 중선농원] 제주 제주시 영평길 269
시 간 : 화 - 토요일 / 10:00 - 17:00 (매주 일, 월요일 휴관)
담 당 : 전수연 (010-2675-8406) / 한다안 (010-4914-5323)
문 의 : T. 02-3448-2112 / E. info@gallery2.co.kr

최기석 개인전@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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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2 중선농원에서 최기석 개인전 개최 2020년 10월 13일부터 제주도에 위치한 갤러리2 중선농원에서는 최기석 개인전을 개최한다.

최기석 개인전@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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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용접과 단조 방식으로 물리적인 힘에 의해 변형되는 철의 표면에 집중했던 작가는 가공하지 않은 철의 표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물질에 대한 새로운

최기석 개인전@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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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 결과를 보여준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대형 철 조각 1점과 드로잉 15점을 포함하여 총 16점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며, 전시는 2012년 1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최기석 개인전@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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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모더니즘 미술은 예술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예술 장르 간의 경계를 구분했다. 조각의 주제를 최소화하고 환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추방한 모더니즘 조각은 작품 안에 이야기나 주제를 담는 것을 퇴조의 징후로 보았다. 그런데 현재에도 이런 모더니즘 조각의 강령이 유효할까. 예술의 순수성을 여전히 존중하기는 하지만 현대 조각은 회화와 조각, 조각과 건축 등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작품 안에 직관과 감성을 담거나 수작업의 정서를 여전히 전달한다. 최기석의 조각은 자연석처럼 자연에 풍화된 철의 표면과 기하학적 구조, 관람자의 신체적,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의 드로잉은 종이가 더는 종이가 아닌 철의 표면을 은유한다. 모더니즘 조각이 말한 중성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남기에 조각은 너무 많은 것을 이미 암시한다. 그동안 최기석은 철을 녹이는 용접 방식과 두드리거나 누르는 단조 방식을 통해 변형된 철의 표면을 탐구해 왔다. 35년간의 일이었다. 이번 갤러리2 개인전에서 그는 철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보여준다. 작가는 철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다고 한다. 가공하지 않은 그저 존재하는 그대로의 가장 기본적인 상태로 말이다. 구조는 구축하되 철의 표면은 손상시키지 말 것. 용접이나 단조 방식이 아닌 철판을 조립하는 방식은 철의 표면이 가장 덜 손상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드로잉을 전시한다. 조각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는 마치 설계도를 그리듯 드로잉을 제작했다고 한다. 단순한 구도와 무심한 여백은 최기석의 조각을 연상시키지만, 색채의 번짐과 흑과 백의 대비는 조각과 다르게 평면 매체가 갖는 물리적 특성을 드러낸다. 그는 드로잉이 ‘자연스러운 부산물’이길 원한다고 말한다. 종이 위에 목탄을 반복적으로 칠하고 뭉개는 과정을 통해 드로잉은 철의 무게감과 밀도를 그대로 전달한다. 색이 칠해진 면은 철판의 질감을 떠올리게 한다. 드로잉은 이미지를 종이 위에 그렸다기보다 종이라는 물질을 철판으로 변화시킨 듯하다. 지극히 조각가다운 드로잉이다. 작품 밖의 (전시) 공간은 비어있는 상태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화이트 큐브 White Cube’라고 말한다. 최기석의 작품은 전시장의 크기와 모양 등 전시 공간의 물리적 조건을 반영하기 때문에 화이트 큐브의 신화를 깨버린다. 공간마저 작품을 구성하는 일부분이 되면 관람자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작품이 재현된 공간의 경험이다. 결국 조각의 이미지가 아닌 물질이다. 물질은 망막이 아닌 몸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관람자는 대형 조각이 놓인 좁은 전시장 공간을 불안하게 걸어가는 것과 작품과 밀착된 공간 안에서 철의 냄새를 맡고 붉게 변한 철의 색을 바라보고 거친 표면을 슬쩍 만져보는 경험마저 작품 감상의 일부로 편입시켜야 한다. 철은 공기에 부식되어 녹이 슬고 붉은색으로 변한 피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최기석이 찾고자 한 것은 가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에 바탕을 둔 아름다움이다. 그는 철이라는 물질을 자신이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거나 어떠한 형상을 연상시키려고 하지 않고 철의 성질을 존중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개입만 스스로 허용했다. ‘가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목적이 아닐 것이다. 꾸미지 않는다는 것, 억지로 관념이나 내용을 주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가공하지 않아도 철의 물리적 성질만으로 작업의 완전성을 갖는 것 말이다. 그래서 녹이 슨 표면은 자연에 풍화된 연약한 피부 같지만, 철의 단단하고 묵직한 무게감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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