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약1조3000억원의 예산을 정부에 신청하였지만 기획재정부에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아마도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정부에서는 점차적으로 제주도 예산을 삭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처음 출발할 때 표명한 주장은 자치도를 이룩하겠다는 약속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치도라는 의미는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면서 살겠다는 것이다. 그 의미 속에는 당연히 최소한의 국고보조로도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항목이 들어있다.

따라서 정부에서 이러한 특별자치도의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예산을 점차적으로 삭감해 간다면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 물론 정부가 이러한 명분하나로 예산을 대폭삭감하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예산삭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자치도의 명분 외에도 제주도는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인구수와 약한 중앙 인맥으로 인해 대 중앙 로비에서도 상당히 밀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특별자치도는 현재 진행형이다. 역사를 되돌리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은 분명해 진다. 중앙으로부터의 지원을 최소화하면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된다. 한마디로 재정자립도를 끌어 올려야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될까? 구체적인 방안은 찾기 어렵지만 비전과 목표라는 큰 틀에서 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제주도는 관광지라는 점이 명백한 경쟁력이며 수입원이다. 그것도 전국최고 아니 세계최고의 풍광과 지리적 위치를 가진 세계적인 관광지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것을 충분히 이용한다면 자립도를 단박에 끌어 올릴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제주도의 경쟁력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아직 안되었을까?

지금까지 수십년동안 국제자유도시를 외쳐왔지 실행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 증거로서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자랑할 만한 것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사실 외에는 없다. 사실 세계자연유산도 따지고 보면 원래 제주도가 가진 자산이었으며, 우리가 개발한 세계적인 상품이 아니다. 단지 제주도가 가지는 바다와 한라산이라는 하드웨어가 국제적인 수준의 경치라는 것을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돈을 벌기 위해 인위적으로 세계인이 주목하는 관광 상품은 지금까지 하나도 개발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자.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싱가폴의 도시를 보라. 몇십년전 원래 그곳은 척박한 땅과 먹는 물조차 모자라는 열악한 환경을 가진 반도지역이었다. 사계절과 한라산 풍광이 뚜렷한 제주도와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탁월한 경치를 가진 제주도는 지형적 약점을 극복한 싱가폴과 비교하면 국제적인 위상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싱가폴이 열악한 지형적인 하드웨어를 국제적인 수준의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전봇대와 같은 흉한 구조물이 없는 깨끗한 도시계획, 각종 문화 및 볼거리 행사, 국민들의 국제적인 매너와 언어교육 그리고 깨끗한 정치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적인 관광지가 되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는 세계적 수준의 도민들의 정서가 내포된 소프트웨어 개발이 훨씬 중요하다.

이제는 중앙에서 예산을 삭감한다고 불만만을 이야기할 시기는 지났다. 우리 스스로가 잘 살기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의 해답은 우리에게 있다. 특히 이번 도정에서는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라는 구호를 선택했다. 따라서 그 구호에 걸맞게 우리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진정한 국제자유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찾아주기 바란다.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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