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제주형2차 재난긴급생활지원금 행정보조원

김민아 정방동@제주인뉴스
김민아 정방동@제주인뉴스

제2차 제주형 재난 기금 신청 업무로 1차에 이어 동 주민센터에서 행정보조원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주민센터나 관공서는 대부분 민원인이나 단체 활동으로 방문하던 곳이라 출퇴근하는 일이 생경하다.

앉아 재난기금 접수를 받다 보면 접수하러 방문하는 주민들도 동네 분들이라 인사한마디 건네는 일로 하루 종일 입을 쉬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주민센터 밖에서 길을 지나다 스쳐도 얼굴 알아보시고 인사 건네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동에 자주 방문하는 주민께서는 머리스타일이 바뀌었다는 사소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그러나 늘 그런 즐거운 인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여 신분증 확인이 필수인데 툭 책상으로 집어 던지는 분도 계시고 다짜고짜 상품권으로 주지 않고 왜 계좌로 주냐 화를 내시는 분들도 계시며 다른 직원을 부를 때는 손가락으로 까딱까딱 이리오라 부르기도 한다.

어떤 날은 술에 잔뜩 취한 주민께서 방문하시어 이유도 없이 업무 보는 공무원에게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험한 욕을 퍼붓고 또 어떤 날은 본인 기분나쁘다는 이유로 동에 비치되어 있는 화분을 깨부수기도 한다. 저지하는 직원에게는 내가 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민원인 대하는 태도가 엉망이라고 동장 나오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공무원들은 국민의 봉사자라는 소명의식 때문인지 민원인에게 큰소리를 못 지를 때가 태반이다. 그러다보니, 친절한 민원인보다 불친절하고 억지 부리는 민원인의 눈치를 더 보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민원을 대하는 업무의 시작은 크고 밝은 인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그 밝은 인사가 아쉬울 때가 있다. 공무원이란 직업은 다른 직업에 비해 좀 더 특별한 윤리의식이 필요한 직업이기에 민원인이 공무원을 평가하는 잣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공적인 업무를 주로 다루며 대민행정에 있어 특별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좋은 말을 친절하게 하는 것은 솜옷보다 따뜻하다.’라는 순자의 말씀이 있다. 친절이란 어느 집단에 한정되어진 덕목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은 유례없는 전염병과의 사투로 하루하루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공무원이든 민원인이든 친절한 말 한마디가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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