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으로서 자부심 가져야

 

고창남부장@제주인뉴스
고창남부장,국가철도공단@제주인뉴스

얼마 전에 필자는 모교인 오현고등학교에 가서 후배들인 오현고 재학생들에게 진로특강을 한 적이 있다. 필자가 진행한 특강의 주제는 ‘국제기구 진출과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필자가 2011년~2012년에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근무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국제기구 진출’에 관한 이야기와 필자가 30여년 근무한 철도분야 장래의 국제기구인 ‘동아시아철도공동체’에 관한 내용이었다.

50여명의 학생들이 가득찬 교실에서 특강은 진행되었고, 주제가 ‘국제기구 진출’에 관한 것이서 그런지 학생들의 눈빛은 똘망 똘망 필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필자는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인가요, 중진국인가요, 아니면 선진국인가요?”

학생들의 대답은 이구동성으로, “선진국이요!”라고 돌아왔다. 필자는 “개발도상국이요” 또는 “중진국이요”라는 대답을 예상했는데, 의외의 대답이었다. 물론, 이는 정답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학생들이 학교에서 사회 수업시간에 선진국으로 배운다고 들었다.

사실, 우리나라 많은 국민들이, ‘아직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개발도상국’ 또는 ‘중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는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는 국제기구에서 제시하는 선진국의 기준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선진국(先進國, developed country)’이라 함은 고도의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이룬 국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그로 인해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이 해당한다.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국제 통화 기금 (IMF)의 기준, 고소득 경제 협력 개발 기구 회원국​ 기준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가운데 경제 발달 여부가 주된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에서는 매년 인간개발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를 조사해 발표하는데, 이는 각 국의 실질국민소득, 교육수준, 문맹율, 평균수명 등을 여러 가지 인간의 삶과 관련된 지표를 조사해 각국의 인간 발전 정도와 선진화 정도를 평가한 지수이다. 현재는 매우 높은 인간발달수준(Very High Human Developedment)으로 분류된 국가를 선진국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인간개발지수 순위표상 22위로 선진국에 속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분류한 선진 경제국 목록​ 상 선진국은 39개국으로, 우리나라는 이 기준의 39개국에 포함되어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또한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및 세계은행 (World Bank)으로부터 고소득 국가군으로 분류되는 선진국은 각각 29개국, 32개국으로 대한민국은 이 기준에 모두 포함된다.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다분히 주관적인 경향이 있긴 하나, 그나마 객관적인 경향이 있을 국제기관, 싱크탱크, 조사기관들의 선진국의 분류에서 우리나라는 상기의 모든 기준으로 볼 때 선진국에 속한다. 절대다수의 국제기구는 대한민국을 확실한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정작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데 가장 큰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은 바로 한국인들이다. 한편으로는 기존 선진국들보다 제도적 성숙도가 부족하다 보니 복지 및 민생, 노동 정책 분야 같은 부문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력을 비롯한 국력이 타국에 비해 급속히 성장하다보니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늦게 2000년대 이후에야 선진국에 진입해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보지 않고 중진국이나 개발도상국으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국제사회와 세계는 한국을 엄연히 선진국으로 보며, 따라서 그 위치에 걸맞은 활동을 하기를 요구하거나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UNESCAP에 근무할 당시인 2011년~2012년에만 해도 그 당시 많은 UN 직원들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다’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제 상황이 이러한데, 우리나라 국민도 이제는 선진국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한참 유행할 때, 서구 선진국들은 대혼란에 빠지고 의료체계를 비롯해 각종 사회 망이 맥없이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한국의 뛰어난 방역과 대처법은 물론, 적극적이고도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표되는 시민의식은 매우 높게 평가받았다. 이제 우리국민도 선진국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나름대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 현재 국가철도공단 해외사업본부 부장

❍ 1989년 철도청 국제협력담당관실 통역관 이후 철도공단 국제협력 및 해외사업 경력 약 20년, UN ESCAP 경제업무담당관(2011-12),

   중국지사 대표(2004-2006, 2009), ADB 컨턴설턴트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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