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대정읍 주무관

@제주인뉴스
이종찬 대정읍 주무관 @제주인뉴스

미국의 한 방송에서 역사 전문가 91명을 대상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평가순위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1위는 링컨대통령, 2위로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워싱턴이 뽑혔다. 조지 워싱턴은 도덕성 부분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생전 입버릇처럼 말했던 ‘정직’의 가치를 삶의 마지막까지 지켜냈다는 점이다.

먼저, 그는 자기 자신에게 정직했다. 미국을 건국하고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되면서 영웅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는 마음만 먹으면 계속 대통령직을 수행하거나 은퇴한 후에도 정치에 큰 영향을 주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2번째 임기를 마지막으로 대통령직과 정계에서 모두 은퇴했다.

시대적으로 왕을 비롯한 절대권력이 살아있던 당시에 이런 자세는 놀랄만한 일이었으며, 건국 초기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던 미국 상황을 이용하여 스스로 정권유지를 합리화 할 여지가 충분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정직하게 바라보았고 그에 따라 끝까지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며 그 결과 세계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확립시켰다.

또한, 그는 타인에게도 끝까지 정직했다. 초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해결해야할 커다란 문제들 앞에서도 거짓으로 순간을 모면하지 않고, 비난을 받을지언정 국민들 앞에서 정직하였고,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그 결과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

나는 조지워싱턴의 삶을 보면서 그가 행했던 ‘정직’이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청렴’의 근원적인 의미라고 생각이 들었다. 공직생활을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에 느낀 점은 처음 들어 왔을 때의 초심을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아’ ‘실제 해보면 어쩔 수 없어’ ‘다들 그렇게 해’ 같은 합리화의 말이 자기 마음 안에서 속삭이지만, 이를 극복하여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초심을 기준으로 정직하게 판단하고 올바르게 행동한다면 그것이 바로 ‘청렴함’일 것이다.

그리고 민원인을 대함에 있어서도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과 과장을 만들어내지 않고 정직하게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처음에는 힘들지라도 결국 행정에 대한 신뢰로 돌아올 것이다. 이 또한 다른 의미의 ‘청렴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정직하게, 청렴하게 살아가더라도 조지워싱턴처럼 역대 2위까지 뽑히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민원인 입장에서 내가 올해 만나본 공무원 중 정직함 2위, 청렴함 2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자리를 한번 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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