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리 가득 캐온 보석 언어, 제주어를 맛보다

양순진 시인 @제주인뉴스
양순진 시인 @제주인뉴스

제주의 양순진 시인이 제주어가 담뿍 담긴 세 번째 동시집 "좀녜영 바다이영"을 내놓았다. 시인은 '시인의 말' 속에 이렇게 적고 있다.

"그 아득한 옛날 할머니의 할머니가, 어머니의 어머니가 대대로 사용하고 입안에서 굴리던 우리만의 보석언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의 발견이다"

제주어를 우리만의 것으로 가지기에는 너무 빛나기에 여기 한 편의 동시집이 탄생했다. 망사리 가득 빛나던 소라, 전복, 멍게 같은 제주어들은 언뜻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물질하던 바다의 맛을 제대로 품었다.

시집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제주의 꽃들은 이채로운 이름으로 다시 피어난다. 사오기꼿(벚꽃) 피는 소리로 부스스 깨어나는 봄밤의 풍경은 향기롭다. 메마꼿(메꽃)이 있던 자리에서 '두근두근' 다음 여름을 약속하는 까만 꽃씨의 눈동자를 시인은 들여다본다.

동시집 그림은 ‘제주도 아이들’이 그렸다. 바닷바람을 마시고 귀가 소라껍질을 닮았을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그림은 꾸밈없는 동심의 세계를 날것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속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돌담비

-양순진-

오월 하늘이서


토톡

(중략)

돌담 안이
졸고 잇인
청보리도
미깡 꼿도
마농 꼿도



양순진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제주인뉴스
양순진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제주인뉴스

양순진 시인은 2009년 '시인정신'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2007년 '제주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2011년 '아동문예'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동시집으로 '향나무 아파트' '학교가 좋아졌어요' '좀녜영 바당이영'이 있다. 제주작가회의, 한라산문학 동인  <책과 나무. 1만 2000원>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