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사무처장

현광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사무처장
현광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사무처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생존이 위협받고 일상생활이 억압받는 힘겨운 ‘바이러스와의 전쟁’중이다. 감염된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의약품이나 백신을 개발하는 의료진들은 수많은 실험을 진행 중이고, 다른 사람으로의 전염을 막기 위해 자가 격리, 시설 통제 등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곳에서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 전쟁은 특정 분야, 특정 사람들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통제를 통해서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명확한 사실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대책에 나오는 것처럼 일상 생활 속에서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작은 수칙을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실천해야지만 ‘바이러스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현상을 보면서 생활 속 작은 습관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고, 직장 생활을 하는 우리가 반드시 버려야 할 습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술잔 돌리기와 악수’이다

우리 나라 ‘술잔 돌리기’ 문화는 농촌 사회의 공동체 문화에서 서로 술을 나눠 마시며 교감과 친분을 나누던 공동체 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술잔 돌리기’ 문화는 우리 나라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문화가 다소 조직간 유대감을 높여줄지는 모르겠으나, 이득보다는 손실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렇게 술잔을 돌리다 보면 술 잔에 묻어있는 감염균 뿐만 아니라, 주고 받는 사이에서 맞댈 수 밖에 없는 손(手)에 묻어있는 각종 세균이 전달될 수도 있다. 이것은 서로 간에 정(情)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병(病)을 전달하는 것이니, 오히려 유대감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악수’의 문화도 이제는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악수는 서로 아무런 무장을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인사하는 문화에서 시작되었고, 조직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친밀감을 표현하는 인사 방식이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악수를 하다 보면 손에 묻은 세균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게 되어, 물리적 공격은 하지 않겠지만, 어쩌면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 공격을 하게 되는 악(惡)수(手)가 될 것이다.

전쟁을 할 때 많은 전략과 전술, 뛰어난 지휘관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쟁의 승패는 ‘병사’들이 좌우한다. ‘우리 모두’는 전쟁에 참가하는 병사들이며, 우리의 실천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그리고 전쟁은 빨리 끝날수록 좋다. ‘술잔 돌리기’를 하지 않고, ‘악수’ 대신 가벼운 목례를 하는 문화 정착을 통해 바이러스 전쟁에서의 조속하고도 위대한 승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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