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신년사 비판 “우리사회 완전히 반쪽으로 나눠져”
“국민은 땅에 발을 딛고 있는데 대통령은 허공에 붕 떠서 국민 내려다 봐”
“당장 내 옆의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대통령 말씀처럼 공감할지 의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7일 “일자리 증가, 가계소득 증가, 미세먼지 감소, 공정하고 건강한 시장경제… 대통령 신년사만 보면 우리나라는 아무 걱정 없이 잘 사는 나라”라고 비꼬았다.

원 지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한 단상(斷想)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대통령의 말씀대로라면)청년들이 ‘헬조선’을 외치며 이 땅을 떠날 이유가 없다”며 “부모님들이 마음 졸이며 생떼 같은 자식 걱정을 할 필요도 없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실타래같이 얽혀있는 규제에 한 숨 짓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 내 옆의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현실이 대통령 말씀처럼 그렇게 훈훈하기만 할까요?”라고 반문하고 ”’함께 잘 사는 나라, 혁신적 포용국가의 틀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다‘는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국민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모든 정책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현실에 기반 할 때 올바로 수립되고 추진될 수 있다”며 “국가운영 주체의 현실인식 자체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면’ 무엇을 더 기대하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지사는 ”대통령은 또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고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국민통합’을 위해 당연한 얘기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지금 우리 사회는 완전히 반쪽으로 나뉘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집권세력은 자신들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 절반을 타협할 수 없는 ‘적’으로 간주해왔다”며 “그러면서 이러한 ‘국민분리전략’을 소위 ‘100년 집권’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국민통합에 무능하기도 하지만 악의적이기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며 “하지만, 그 희망은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국민은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데 대통령은 허공에 붕 떠서 국민을 내려다보고 있다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가운영은 애초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지금이라도 기본과 상식으로 돌아가십시오. 국민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실생활 하나하나 챙기며 작은 성과라도 내면, 스스로 얘기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칭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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