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생활사 ‘4‧3과 여성 -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발간

▲<4‧3과 여성>표지.

 제주4‧3은 그 시대를 겪은 모든 제주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여성들은 제주4‧3 시기 가장 취약한 존재들이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제주사람들은 ‘살암시난 살았주’(살다보니 살았지)라고 말한다.

 제주4·3연구소(이사장 이규배, 소장 허영선)가 ‘4‧3생활사 총서’ 첫 편으로 펴낸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은 ‘살암시난 산’ 수동적 여성들이 아니라 그 시대를 적극적, 주체적으로 ‘살아낸’ 여성들의 이야기다.

 제주4‧3연구소는 지난 1989년 창립 이후 4‧3 경험자들에 대한 수많은 구술채록과 함께 여러 권의 구술채록집을 펴내면서 국내 구술채록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번 구술채록집은 기존의 구술채록집과는 달리 4‧3의 시기를 살아낸 제주여성들의 삶과 생활을 담았다. 기존의 구술집들이 4‧3의 진실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구술집은 4‧3의 피해와 함께 당시의 제주여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다.

 이 구술채록집에 등장하는 제주여성들은 당시 10대 초 중반의 어린 나이에, 또는 10대 후반 20대의 단꿈에 젖어야 할 신혼 초기에 직접 4‧3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다.

 이 책에는 일제 강점기 제주와 오사카를 오갔던 정기 여객선 군대환과 강제공출, 미군의 공습에 대한 기억은 물론, 해방의 모습들도 있다. 또 4‧3 시기 죽음을 피해 중산간 들판으로, 자연동굴로의 피신, 수용소 생활, 어린 나이에 보초를 섰던 경험, 4‧3을 전후한 중산간과 해안마을의 생활상도 담겨 있다. 이와 함께 4‧3 이후 물질로 식구들의 생계를 해결하고, 오늘의 삶을 이룬 이들의 모습 속에서 ‘4‧3을 살아낸’ 억척스런 제주여성들의 참 모습을 보게 된다.

 제주4‧3연구소는 19일 오후 4시,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4‧3과 여성>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연다. 이날 북 콘서트에서는 허호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제주4‧3과 여성의 기억’을 발표한다. 이어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이번 구술에 참여한 홍춘호‧김연심 할머니와 이들의 구술을 채록 정리한 조정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 연구원‧양성자 제주4‧3연구소 이사가 참여해 대담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제주4‧3연구소 30년사 발간에 따른 출판 경과보고와 송년의 밤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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