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제주4‧3평화포럼 21일∼23일까지 성황리에 개최
내년에 ‘미주 4‧3관련단체 결성’ 의견도 제시되어 주목

 제주4․3에 대한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주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또한 내년에 미주 제주4‧3관련단체가 출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는 결의도 있었다.

 이같은 의견은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KAL호텔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9회 제주4·3평화포럼에서 제시되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제주4·3과 유엔, 그리고 미국’이라는 주제로 4·3과 UN,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국내외의 각계 전문가 18명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첫째 날(21일) 오후 5시부터 있었던 기조강연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주진오 관장은 4·3에 있어서 미국의 책임 문제는 “가장 미국적인 방식으로 의회와 언론을 파고 들어가 궁극적으로 미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인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나아가 진정한 제주4·3의 역사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4·3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교육을 시도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NGO들, 해외 대학의 한국학과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4·3 바로 알리기를 수행해 가야 함을 강조했다.

 22일 마련된 둘째 날 행사에서는 제1세션 ‘유엔과 세계질서’에서는 선문대학교 박흥순 명예교수와 캐다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스티븐 리 교수가 유엔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한 평가와 냉전시기 유엔이 개입한 팔레스타인, 인도-파키스탄의 분할 사례를 소개하며,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유엔의 실상을 되짚었다.

 또한 오후 1시부터 마련된 제2세션, ‘UN과 미국, 그리고 제주’에서는 미국 존스홈킨스 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인 제임스 퍼슨, 연세대학교 박명림, 조선대학교 기광서 교수의 발표를 통해 제주4‧3에 한반도와 미국과의 관계를 조명했다.

 센트럴 미시간대 정치철학과 교수인 호프 메이 교수는 제주4·3 당시 유엔임시한국위원단이 상당한 폭력과 경찰의 고문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제주도에 ‘합당한 정도의 자유가 존재’했다고 보고한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오후 5시부터 열린 제3세션에서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제주도민단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미주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강준화 대표가 미국에서의 5·18기념사업에 전개 과정에 대해서 발표했으며, 재미제주도민회 이한진 대표와 워싱턴에 거주중인 재미 칼럼니스트 양영준씨(한의사)가 미주4·3단체 결성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특히 이 회장과 양 씨는 “미국에서의 4·3운동이 쉽지만은 않은 길이지만, 꾸준히, 또 열심히 하고자 한다”는 다짐을 밝혀 자리에 참석한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4·3과 국제관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의 장으로 열린 이번 제9회 제주4․3평화포럼을 계기로, 진정한 4·3의 세계화와 진실과 화해, 평화로 나아가는 4․3진상규명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