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각급 학교 행정실장 간담회 통해 의견 개진
7월 중 행정실장간담회 완료후 학습공동체 꾸린다
정보공유, 소통, 자발성·자존감향상 통한 행정혁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이 제시한 ‘평가의 혁신, 리더십의 혁신, 행정혁신’이라는 제주교육 혁신의 3대 지향점 가운데 행정혁신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행정혁신은 학교 구성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행정업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내고, 불필요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개선해 교육활동 중심 학교로 변화시킨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통합가능한 행정업무는 교육청으로 이관해 학교 행정업무를 줄여 슬림화하며 더 나아가 지방공무원이 주체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는 것으로 일선학교의 행정실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행정혁신에 대한 공감과 함께 방향성을 도출해낸다는 움직임이다.

 7월 22일 오후, 제주시내 캠퍼트리호텔에서 세 번째로 열린 ‘권역별 행정실장협의회를 통한 행정혁신을 위한 행정실장과의 간담회’에는 한림읍, 대정읍, 안덕면 지역 각급 학교 행정실장과 도교육청 담당 공무원, 교원노조 간부 등 20여명이 참석해 의견 개진과 함께 열띤 논의의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고수형 도교육청 행정국장은 “2월 1일부터 학교지원센터가 출범하면서 교육행정 환경 변화를 꾀하고 있어서 학교현장 지원 등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6개월 동안 권역별 행정실장 모임을 준비하고 소통하면서 세 번째 갖는 모임인데 이러한 만남을 통해 학교 현장이 소용돌이장화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문을 열며 “근로조건 개선, 행정 지원 혁신 방안에 대해 기탄없는 의견을 제시하고 환경 변화를 주도해 나감으로써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활동 중심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행정혁신의 큰 보람과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고수형 국장은 그동안에 현장 목소리를 경청해 ‘1월 1일 정기 인사를 시행하는 관행’을 과감히 혁파한 것을 행정혁신 사례로 들기도 했다.

 A학교 행정실장은 “고등학교까지 무상 교육이 확산되면서 학교 운영비 지원이 증가하는데 통계와 회계 처리의 경우에 관행처럼 일일이 수납처리하고 분석, 통계를 내는 일이 지속되는 점은 모순”임을 지적하며 “시스템 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 모르지만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담당 공무원은 “직접 수납 업무는 줄어들었지만 지원금 등 회계처리는 그대로 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시인하면서 “아직 에듀파인 시스템에서 덜어내지 못했다. 현재 차세대 에듀파인 기능 개편이 추진 중이어서 그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학교 운영비 회계처리에서 많은 업무가 덜어질 것”이라 밝혔다.

 B학교 행정실장은 “학교 현장 교육활동 업무 분장에 있어서 정보 업무와 보건위생 업무, 학교 안전 업무 등 애매모호한 경계업무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소통의 벽 제거, 지역사회 협력 강화 방안. 학교문화·교무실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C학교 행정실장의 “일선학교의 방과 후 돌봄교실이라든지 보건 등 기간제 공무원 채용 등에 학교지원센터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대해 지원센터 단장은 “학교현장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잘 듣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년부터는 통합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D학교 행정실장은 “아이 중심,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활동에 진력하기 위해서는 행정실 업무 경감 변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학교마다 안전이나 보건 등의 업무처리가 상이해 난처한 경우가 있다. 학교마다 각기 다른 행정실 업무 직무 분석을 통해 표준안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특히 행정실 마인드를 지원자적 입장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나서서 교육활동 중심 업무를 도우면서 존재감 역량을 키워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수형 행정국장은 “우리 스스로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폄하하는 일이 있지 않은가 돌아봐야 한다”며 “행정실이 없으면 학교 행정은 이뤄지지 못한다. 허드렛일하는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한 고차원적인 일을 하고 있음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하며,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에게 평가받는 행정실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외에도 학교 현장 운전원, 시설관리직 등 대체인력의 채용문제라든지 학교 시설 공사 관련 입찰 계약과 관련한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도교육청 계약담당은 “계약지원센터로 개편된 이후에 현장 방문을 통해 지원하고 있기는 하나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하며 “통합 계약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수요조사를 시행했는데 그다지 많은 요구가 없었다. 공사 발주가 어려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 공사에 부담이 없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도교육청 강동선 교육자치추진단장은 학교지원센터 출범 과정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고민이 많다. 9개권역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는 행정실장 간담회가 7월 중에 마무리되면 곧바로 7개 학습공동체를 꾸려 운영해 지방 공무원 주도의 행정혁신 모형을 만들어 제시하려고 한다. 행정실장님들 뿐만 아니라 행정실 요원들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도 부탁드린다. 학교현장 행정에서 덜어낼 게 무엇인지 발굴하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함께해서 2020년 교육계획 수립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교육활동 중심 학교 구현’을 위한 지방공무원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행정혁신 추진은 행정혁신 모형 제시를 위한 진행과정 공유는 물론 학교에 근무하는 조직구성원들의 협력적 지지를 받으며 보람과 성과 확산을 위한 노력이다.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아이 중심 교육, 교육활동 중심학교 구현’을 위한 것으로 행정실장협의회 간담회 이후 자발적 학습공동체 구성, 논의 과정을 거쳐 10월 중간 보고, 12월 최종 보고 이후 2020학년도부터 반영해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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