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재단, 5월25~26일 전시관람‧4.3기행 등 위로행사 추진

 5월 가정의 달에 제주4‧3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생존희생자와 가족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렸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5월25일, 26일 1박2일 ‘4‧3생존희생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4‧3기행’을 추진했다.

 행사는 지난해 이어 두 번째 마련된 것으로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회장 문정식), 제주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대학생4‧3서포터즈 ‘동백길’ 등이 협력해 운영됐다.

 이날 행사에는 4‧3생존희생자 및 가족 등 모두 1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지난 4월 3일 4‧3희생자추념식 당시 1만여명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가족 사연의 주인공인 김연옥 할머니가 참가했으며, 올해 1월 사법부의 공소기각 판결로 무죄를 쟁취한 양근방‧현우룡‧부원휴‧오희춘‧김평국 등 4‧3생존수형희생자들과 가족들이 발걸음을 해 의미를 더했다.

 또 오태순 할아버지 일행에는 아내, 딸, 손녀 등 가족 3세대 10명이 함께해 ‘4‧3세대전승’이란 행사 취지를 한껏 살렸다.

 첫날에는 4‧3평화기념관 전시관람. 웃음치료 강의, 사진촬영 등 가족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됐으며 개회식에는 정민구 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춘보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강성의 제주도의원, 김장영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허영선 제주4‧3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양조훈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작년 생존희생자들을 위해 만든 첫 사업이 올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한 행사로 커져 기쁘고 감사하다”며 “어르신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고 생존희생자들을 위한 행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생존희생자들의 사연을 말하는 간담회에서는 희생자들과 가족이 그동안 서로 말하지 못했던 애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다수에게 감동을 안겼다.

 현우룡 할아버지의 아들 현동준씨는 “그 동안 아버지와 여행도 같이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이제야 사랑한다고 말한다”며 “아버지가 수형인으로 살았던 한을 이제야 풀게돼 정말 후련하고 내년 행사에도 같이 참석해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양근방 할아버지는 아내 고복선씨에게 “내가 4‧3당시 총상을 당하고 이리저리 형무소에서 옥살이했음에도 항상 곁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가슴 아픈 한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그저 행복하다”고 말했고, 이에 고복선씨는 “앞으로 더 살다가 저 세상에서도 사랑하자”고 답변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행사는 둘째 날 북촌너븐숭이4‧3기념관 기행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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