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 제2공항반대대책위·범도민행동 공동기자회견
보조활주로 개선으로 2035년 이후 장기수요도 충족 가능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의혹 중 하나인 프랑스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의 용역 결과가 지난 10일 공개된 가운데 제2공항 지역주민과 시민사회가 발끈했다.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섬에 2개의 공항은 필요없다”며 “제2의 4대강 제주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마침내 문제의 ADPi 보고서가 수면 위로 인양됐다. 그동안 국토부가 그토록 가라앉히려던 진실의 단서가 떠오른 것”이라며 “㈜유신이 이메일을 통해 ADPi사에 보고서의 재제출을 요구해서 간단히 받을 수 있었던 것을 왜 그동안 반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정부기관이 찾지 못했을까? ADPi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에서 ‘없다’로 바뀌고 결국 ‘폐기했다’는 국토부의 어이없는 변명은 모두 이유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ADPi 보고서의 실종이 어떤 이유에서 발생했는지는 보고서 전체 53페이지의 매 쪽 활자 하나하나가 진실을 복원해주고 있다”며 “결론부터 말하면 ADPi는 ‘현 제주 공항의 교차활주로를 개선하면 2035년에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예측한 제주공항의 항공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들이 제안한 권장 사항이 대부분 시행되면 제주공항이 2035년까지 예상되는 항공교통 증가에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라며 “결국 국토부는 필요도 없는 제2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자신이 과제로 부여한 ‘현 공항 활용 극대화 방안’을 은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토부가 항공대 용역진을 내세워 제주도민과 제주언론을 기망하고 있지만 제주공항 활용방안을 연구한 ADPi의 결론은 명확하다”며 “ADPi는 국토부가 제시한 2035년 제주의 항공수요(여객 4560만명, 29.9만회 운항)를 전제로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 수치는 사실 2045년 수치이지만 2035년도와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ADPi는 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으로 현 제주공항 보조활주로의 활용을 제안했다. 연장하지도 않고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라며 “ADPi는 보고서에서 ‘불과 몇 년 동안의 운영을 위해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과제이나 보조 활주로의 재활성화 및 교차활주로의 결합 운용은 관제부문의 일부 도전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2035년 경까지 필요한 용량을 제공하는 훨씬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ADPi는 이 제안이 ‘이 권고안은 현실적이고 실용적(realistic and pragmatic)이며 단기·중기적으로, 승객의 교통량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2035년까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ADPi는 제주공항의 여러 제약점을 고려하면서도 자신들이 제안한 몇 가지 개선안을 실행하면 최소한의 지속가능한 성과로서 시간당 60회 운항이 가능함을 분명히 했다”며 “‘대부분의 권장사항이 이행된다면, ADPI는 제주공항이 2035년까지 예상되는 교통 증가에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시간당 60회면 미연방공청(FAA) 표준용량을 기준으로 할 때 연간 283,500회 운항이다. 이 용량은 한계용량이 아니다”라며 관제시스템 등의 개선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FAA 자료를 보면 미국 각 공항별로 슬롯을 늘리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또한 “시간당 60회, 연간 283,500회를 지금의 회당 평균탑승객 수(지난 5년간 평균) 170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이용객이 무려 4800만명이 넘는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장기 수요예측치를 훨씬 넘는 숫자”임을 확인했다.

 이어 “제주도의 환경·사회적 수용력을 감안한 적정 규모를 고려한다면 그런 규모는 생각할 필요도 없는 숫자”라면서 “지금도 과잉 관광이지만, 설령 연간 관광객을 최대 2천만 명까지 잡는다고 해도 연간 공항 이용객 수는 대략 4천만 명 정도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에서 언급한 수요도 이 수준이며 국토부의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45년 항공여객수요 3,890만보다 적다. 4천만 명을 수용하는 데는 연간 235,300회, 시간당 50회만 운항하면 충분하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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