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윤경 서귀포시장.
▲ 양윤경 서귀포시장.

 서귀포시장으로 취임한지도 벌써 여덟 달이 넘었다.

 감귤농사를 지으며 4.3유족회장으로 재직하다 맞은 행정 일이라 다소 생소하고 서툰 면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오래된 저의 삶의 좌우명인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한걸음 더 실천해 온 나날들이었다. 현장에서 시민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듣고 어려움을 덜어드는 데 시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 취임 후 가장 먼저 가슴에 와 닿은 과제는 서귀포시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서 제대로 된 시설이 없어 1시간 거리의 제주시 지역 대형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너무 개탄스러웠다.

 생명은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예고되지 않은 사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고, 그 빈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시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은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시정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러한 중에 최근 서귀포시 의료혁신에 낭보가 전해졌다. 서귀포시 지역사회 통합형 의료안전망 구축사업이 최선을 다한 준비 과정과 관련된 분들의 협력으로 국가균형위원에서 공모하는 지역발전투자협약 사업으로 최종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앞으로 3년간 200억을 서귀포시 의료혁신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의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마중물이 마련된 셈이다.

 ‘서귀포시 통합형 의료안전망 구축사업’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서귀포시 의료 분야와 생활 SOC를 확충하고 공공의료 자원의 기능 및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응급의료 체계 혁신을 목표로 추진된다. 서귀포보건소 기능을 강화하여 읍면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대폭 강화하고, 서귀포의료원 응급시설과 의료진 보강을 통해서 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으로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서귀포보건소-서귀포소방서-도내 종합병원간 환자정보유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여 응급·비응급 환자의 판별, 적정병원으로의 이송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게 된다. 서귀포의료원과 보건소 등에 닥터헬기 이·착륙장을 조성하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다.

 긴급한 이송 과정에서 병원 전 단계의 적정한 응급처치와 병원 단계의 환자 맞춤형 처치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서귀포시 의료 혁신의 길에는 의료 인프라 강화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의 개선만 가지고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우수한 시설과 시스템을 구비한다고 해도 그것들을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의사와 의료진의 수준이 높아지지 않고서는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학교병원에 의탁관리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게 된 것도 이러한 현실적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서 서귀포의료원 위탁 타당성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오는 8월경에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 하는데 서귀포시에 우수한 의료 인력을 확보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결정되길 진심으로 고대해 본다.

 아직까지도 갈 길은 멀어 섣불리 속단 하기는 어렵지만 오랜 숙원이던 서귀포시 의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간절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실이라 믿는다.

 앞으로 좀 더 세심하고 모범적인 사업 추진을 통해서 시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강화하는 지렛대가 되도록 노력 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더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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