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밟아서 단기간에 업적 남기려는 것은 문제”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11일 오전 10시경, ‘제2공항 반대, 원희룡 지사 면담’을 요청하며 24일째 단식 중인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님씨 단식 천막을 방문해 대화를 나눴다.
강우일 주교는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후 김경배씨를 위해 기도하고 돌아갔다.

 이날 김경배씨와의 대화에서 강우일 주교는 “국민을 섬기는 권력이어야 하는데 국민을 밟아서 단기간에 업적을 남기려고 하는 그런 생리가 굳어져왔다”면서 현재 추진되는 제주 제2공항사업의 추진과정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제기했다.

 다음은 강우일 주교와 김경배씨 대화를 요약한 내용이다.

 ▶강우일 주교 : 건강이 걱정스럽습니다.

 ▶김경배 : 안 그래도 찾아뵙고 싶었는데...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우일 주교 : 힘이 되어드려야 하는데 아무 힘이 되지 못해 송구합니다. 기본적으로 국가가 도민의 바람을 무시하고 권력으로 무작정 밀어 붙이는 것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서 재개발 사업하면서 해 온 구조,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개인들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이어온 좋은 전통을 말살시키는 맥락 속에서 국가가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김경배 : 제주도 전체의 미래가 달려있는 일입니다. 지금까지의 국책사업 추진방식입니다.

 ▶강우일 주교 :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의 기본적인 국가관이 굉장히 오랜 세월동안 굳어진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섬기는 권력이어야 하는데 국민을 밟아서 단기간에 업적을 남기려고 하는 그런 생리가 굳어져왔습니다. 가슴 아프고 여러분들이 많은 이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것 같습니다.

 ▶김경배 : 문재인대통령도 출마 전 절차적 정당성을 이야기했었습니다. 국토부가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저는 도민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취임식 할 때만 좋은 말을 하더니 취임식 끝나고 다 집어 던진 것처럼 보입니다. 이건 저만의 싸움이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싸움입니다. 오늘 와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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