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영리병원, 원칙적 반대·의료법 위반 가능성”
대한의사협회 “영리병원, 원칙적 반대·의료법 위반 가능성”
  • 안리진 기자
  • 승인 2018.12.06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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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원희룡 지사 면담 후 취재진 一問一答

 5일, 원희룡 지사가 국내 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결정,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6일 오전 10시 제주도청을 방문, 원 지사와 면담을 갖고 영리병원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다음은 원 지사 면담후 취재진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이다.

▲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마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오른쪽이 최대집 회장.
▲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마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오른쪽이 최대집 회장.

 ▶ 어떻게 해서 원희룡 지사와 면담을 하게 된 것인지요.

 -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영리병원에 대해 일관되게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40대 집행부 역시 영리병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에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 대상으로 한정한다고 하더라도 영리병원으로서 첫 번째 도입되는 것이어서 그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일단 허가가 난 이상 향후 운영과 관련해 진료 대상의 확대, 진료 영역의 확대 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의료계에서 가장 큰 문제가 국민건강보험을 내실화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우려 역시 분명히 한다는 차원에서죠.

 ▶ 영리병원 허가로 인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어떤 것인지요?

 - 영리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장치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의학적 원칙에 맞게 최선의 진료를 다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영리병원이라는 것은 쉽게 설명하면 주식회사 병원입니다. 기업이라는 것이죠. 기업의 지상 목표는 이윤 창출입니다. 물론 기업 윤리라는 부분은 있지만 이윤 창출 없이 투자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둘 사이에 상충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이죠. 이윤 창출 목적 때문에 최선의 진료를 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의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 진료를 그만두거나 아니면 이윤 창출 목적에 따라가거나 하는데 결국 의학적 목적의 훼손 내지 일부 포기하는 상황을 빚게 되죠. 그러한 점 때문에 영리병원을 일관되게 반대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 외국인만 한정 진료한다는데, 내국인도 원할 경우에 언제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 지금 가장 우려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의료법 15조에 보면, 의사는 말 그대로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진료거부 금지 조항이죠. 만약에 어떤 환자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외국인과 방문해서 진료를 받으려는데 “외국인 전용병원입니다”라며 진료를 거부할 경우에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고발이 이뤄져 의사는 구속되고 법원에서도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집니다. 결국 진료 대상은 내국인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제주특별법에는 어디에도 그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료법 15조에 의해 진료 대상이 내국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 원희룡 지사 면담 후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갖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 원희룡 지사 면담 후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갖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 제주도에서는 차후에 법을 개정해서 관리하겠다는데 실효성이 있을까요? 

 - 시도는 해볼 수 있다고 보는데요. 진료라는 문제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문제이기 때문에 과연 진료 거부를 명문화해서 그 범위를 한정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진료거부의 사유가 합당해야만 되는 것인데 국적에 따라서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법이나 생명 존중의 헌법적 가치로 볼 때 특별법으로 제한할 수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원희룡 지사와 면담에서 어떠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전달하셨나요?

 - 첫 번째는 대한의사협회의 영리병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씀이 있었고요.

   두 번째로는 지금 국가적으로나 국민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영리병원 도입이 아니라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내실화하는 일인데요. 일례로 최근에 외과, 일반외과 전공의 확보율이 8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대학병원에서도 외과의사가 사라지는 형편에 놓여 있거든요. 건강보험제도 개선이 선결과제인데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국가적 과제가 먼저라고 보는데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렸어요. 충분한 공감을 이뤘고요.

  세번째는 진료 대상의 확대, 진료 영역의 확대라는 문제점입니다. 현재는 미용, 검진 중심이라지만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상당히 고난이도 시술이라든지 고가의 항암치료 등으로 진료 영역이 확대됐을 때 한국인에 대한 역차별의 문제도 발생할 소지가 상당히 높습니다.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례들을 들어서 진료 대상 확대나 진료 영역의 확대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 원희룡 지사 면담 후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갖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 원희룡 지사 면담 후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갖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 형평성 측면에서 영리병원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 그 점 역시 의료계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리병원을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들이 다 만들어져 있습니다. 2002년도 노무현 정부 때 이미 벌써 법적 근거는 마련되었거든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실제로 그런 법률에 근거해서 적극적으로 영리병원 설립 추진 움직임도 있었고요.

   지금 녹지국제병원은 2015년 말에 보건복지부가 이미 승인을 해준 사안입니다. 승인을 해줬기 때문에 병원이 지어졌고 의료인력까지 채용이 된 상황에 이른 것이고요. 그러한 상황에서 최근에 보건복지부는 (영리병원 허가에 대해) 마치 제주도만의 독자적인 결정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언론을 통해 들었는데 무책임한 행위입니다. 정부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는 것이죠. 이미 2015년도에 보건복지부의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허가까지 내주게 된 것이니까요. 앞으로 경제자유구역 등에서는 영리병원 설립 시도가 있게 될 것이라 봅니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생각이신지요.

 - 의료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영리병원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를 해왔습니다. 일단 환자 건강, 진료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면들, 우려되는 점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제주도에 전달할 생각입니다. 허가가 이미 이뤄진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 것인지, 또 당분간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부작용들이 발생할 경우에 병원 운영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조치 등에 대해서도 분명히 전달해야 하겠고요. 전문가단체로서 영리병원 허가와 관련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의견수렴을 하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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