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미경(서귀포시 관광진흥과)
▲ 현미경(서귀포시 관광진흥과)

 

 20여년 전, 내가 20대 초반시절, 90년대 후반에 가장 핫했던 HOT그룹이 있었다. HOT그룹 인기는 상상초월 했을 정도였다. 아마도 지금 방탄소년단 정도 아닐까 싶다. 갑자기 HOT그룹 얘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97년도였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서귀포칠십리축제 거리퍼레이드에 그 유명한 HOT그룹 맴버들이 특이한 복장을 하고 맨 선두에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날 연예인을 보겠다고 몰려든 학생들과, 거리퍼레이드 참가자로 서귀포시내 일원은 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그 당시에도 서귀포칠십리축제 거리행렬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서귀포시민의 축제나 다름없었다. 길거리에는 거리행렬을 보겠다고 인파로 가득 찼고, 행렬을 더 잘 보겠다고 높은 건물위로 올라가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서귀포칠십리축제’ 거리행렬은 주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각 마을의 고유한 전통문화, 자랑거리를 관광객들에게 펼쳐놓고 서귀포의 진정한 맛과 멋을 알리는 우리의 소중한 축제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올해도 서귀포시민의 축제인 ‘서귀포십리축제’가 10월 19일 금요일부터 10월 20일까지 자구리공원에서 ‘잔치햄수다’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잔치햄수다’는 제주만이 가진 독특한 결혼 풍습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축제의 우리말인 잔치를 뜻하기도 한다.

 제주의 결혼 풍습은 결혼식 이틀 전 전치에 쓸 돼지를 잡는 날인 ‘도새기 잡는 날’로 시작해서, 하루 전날인 ‘가문잔치’날이 육지와 달리 이 날이 하객들을 불러 대접하는 날이다. 결혼식 당일은 ‘흰 잔치’날이라 하여 온 마을을 들썩이게 한 3일간의 잔치를 마무리하는 날을 의미한다.

 이번 서귀포칠십리축제 주제관에서는 이런 제주도 잔치 풍습을 보여주고 예전 혼인 복장을 입고 촬영하는 ‘포토존’, ‘리마인드 웨딩 작은 사진전’을 마련해 제주 잔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칠십리 축제의 상징이자 자랑거리인 ‘거리페레이드’는 10월 19일 금요일 오후 4시30분부터 17개 읍면동민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천지동주민센터 교차로를 출발하여 자구리 주행사장까지 약 1.4㎞구간에서 대규모로 펼쳐지게 된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거리페레이드에 17개 읍면동에서 직접 제작한 마을 고유의 대형 조형 상징물과 소품을 가지고 나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축제 둘째날과 셋째날에도 지역예술인의 재능기부 무대인 ‘민속예술공연’, ‘칠십리가요제’, ‘청소년페스티벌’, ‘해순이와 섬돌이 선발대회’, ‘제주어말하기대회’ 등 무대공연과, ‘드론체험’, ‘귀농취촌’, ‘목공예’, ‘뿔소라잡이 체험’, ‘북카페’, ‘전통놀이’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10월에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10월 19일부터 시작하는 ‘서귀포칠십리축제’의 장으로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방문하여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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