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4.3특별법 개정 촉구’ 가두행진·관덕정광장 결의대회
“정부와 국회는 유족의 절절한 요구 외면말고 약속지켜라!”

9일 오전, 관덕정 광장에서는 2000여명의 4.3유족들과 도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4.3특별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9일 오전, 관덕정 광장에서는 2000여명의 4.3유족들과 도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4.3특별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참다참다 못한 4.3 유족들이 도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안에 묶여 그 처리가 한정없이 늦춰지면서 정치적인 상황으로 볼 때에 이번 정기 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할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9일 오전,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9일 오전 9시 제주시청 광장을 출발한 4.3유족들과 도민들은 광양로터리-남문로터리-중앙로터리를 가두행진하며 결의대회 장소인 관덕정 광장에 도착했다.
9일 오전 9시 제주시청 광장을 출발한 4.3유족들과 도민들은 광양로터리-남문로터리-중앙로터리를 가두행진하며 결의대회 장소인 관덕정 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 제주시청 광장에 모인 유족과 도민 등 2000여명은 시청 앞을 출발해 광양로터리-남문로터리-중앙로터리-관덕정 광장에 이르는 도로를 행진하며 4.3특별법 개정 촉구, 정부와 국회 규탄 구호를 외쳤다.

 유족들은 물론 수많은 도민들이 ‘4.3특별법 즉각 개정’, ‘4.3특별법 개정은 역사의 외침이다’, ‘70년을 기다렸다! 4.3특별법 즉각 개정하라’, ‘국회는 행동으로 실천하라’ 등의 플래카드와 손피켓을 들고 시가행진에 동참했다. 

 관덕정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는 희생자에 대한 묵념, 결의대회사, 연대사, ‘잠들지 않는 남도’ 등 노래공연,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했다.

 결의문에서는 어느덧 4.3 70주년의 해도 저물고 있다면서 “4.3의 완전한 진실규명과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먼저 토로했다. 무엇보다도 4.3의 당면 과제 중 핵심은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일이라 규정하고 “지난해 오영훈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4.3특별법 개정안은 군사재판 무효화를 비롯해 4.3희생자 배‧보상 문제, 4.3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법적 과제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오임종 4.3유족회 회장 대행이 결의대회사를 했으며 정문현 직전 유족회장과 박찬식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연대사를 했다.
오임종 4.3유족회 회장 대행이 결의대회사를 했으며 정문현 직전 유족회장과 박찬식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연대사를 했다.

 결의문은 “그런데 개정안을 발의한지 벌써 9개월이 지났지만 국회에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라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미룬 채 정쟁만 일삼는 모습에 허탈감을 넘어 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 “이러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서 4.3특별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령의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안타까움도 함께 전했다.

결의문 낭독.
결의문 낭독.

결의문에서 이들은 “여야 정치권은 언제까지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면서 4.3희생자와 유족들의 절절한 요구를 외면할 셈인가”라고 성토하면서 ▶국회는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의하고 처리할 것 ▶문재인 정부는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적극 앞장설 것 ▶정부와 국회는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재촉구했다.

한편, 이날 4.3유족회와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주최·주관의 가두행진과 결의대회에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은 어느 누구 하나 참여하지 않았으며 43명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의원 가운데에서는 홍명환 의원만 유일한 참석자로 모습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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