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11시 방송, 어르신들이 말하는 제주 식물의 의미

 제주MBC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 ‘야생별곡’(연출 고수민 촬영 김기호)을 17일 밤 11시에 방송한다.

 제주도는 화산 폭발의 결과로 생긴 화산섬으로, 토양은 대부분 화산회토이다. 고온다습하고 바람이 많은 기후, 돌이 많고 물이 부족한 척박한 곳이어서 경작 가능한 토지가 협소하였고, 농사도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주도민들은 항상 기근에 시달리는 비극적 삶을 살아 왔다. 

 제주의 척박한 환경은 야생의 식물들에게도 혹독했다. 하지만 식물들은 스스로 환경을 극복해나가면서 살아남았고 또 강해졌다. 그리고 야생의 식물들은 기근의 역사에 허덕이던 제주도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해 줄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

 고사리는 한번 허리가 꺾여도 아홉 번씩 다시 자라났고, 검질(잡초)로 취급 받던 무릇, 갯무는 한번 채취하고 나면 일주일을 견딜 수 있는 유용한 식량이 되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라 여겨지는 조릿대까지도 그 당시에는 고대쌀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

 흉년이라도 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굶어야 되는 처지의 제주도민들에게 제주의 야생식물들은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은인이었으며, 신비 그 자체였다.

 ‘야생별곡’은 제주에서 자라난 야생식물이 우리에게 주었던 선물(먹거리)에 초점을 맞춰, 옛 어르신들의 입을 통해 듣는 그 식물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이고, 변화에 직면하고, 우리들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는 야생식물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식물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지만 기존 자연 다큐에서 보여주던 설명문 형식을 탈피해, 제주도민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따라가는 구성을 취하고, 타임랩스 촬영기법, 제주농요의 현대적인 편곡을 삽입한 이미지 재연 등을 활용하여 제주의 옛이야기를 색다르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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