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진 연동주민센터 주무관

▲ 양호진 연동주민센터 주무관 ⓒ제주인뉴스

누구나 한 번쯤은 남의 차가 자신의 차고지 앞을 막거나, 주차된 자신의 차를 가로막아 차량을 이동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무더운 날씨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져 상대방과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제주도 렌터카에 전화번호 표시 의무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록되기도 하였다.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차량과 달리 렌터카에는 전화번호를 남겨두지 않아 타인의 주거지 및 상가건물 앞 주정차로 인하여 피해를 받고 있어 차량에 전화번호 의무 부착을 시행해달라는 내용이다.

국민청원에는 렌터카로만 한정이 되어 있지만, 이 문제는 비단 렌터카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도로 위의 주차된 차량들을 보면 차량 종류를 불문하고 차주의 번호를 부착 했지만 번호를 가리거나, 번호가 붙여진 메모지를 돌린 차량들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핸드폰 번호 의무 부착을 시행하더라도 차주의 번호를 확인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전화번호 의무 부착도 물론 정말로 필요한 부분이긴 하나, 그 이전에 운전자 스스로가 상대방을 생각하여 조금씩 양보하는 주정차 문화가 정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잘 정착이 된다면, 위의 사례와 같이 도로 위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며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행정에서는 공영주차장 복층화 추진,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차고지증명제 시행, 부설주차장 전수조사 등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운전자들이 서로를 생각하고 양보하는 배려 문화가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정차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요즘,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제주도 선진 교통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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