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현 제주시청 기초생활보장과

▲ 안지현 제주시청 기초생활보장과 ⓒ제주인뉴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아이들은 도덕이라는 과목의 수업을 듣는다. 도덕시간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규범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양심까지 폭넓게 가르친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상식을 마치 새로운 지식인 듯 진지하게 가르치고 시험 문제로 출제까지 한다.

그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우리 엄마가 했던 행동과 아빠가 했던 행동 중에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따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어릴 적 엄마가 건널목을 무단으로 횡단하려 할 때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이십 여 미터 떨어진 신호등 앞으로 달려가서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렸던 이유도 내가 학교에서 도덕을 배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청렴교육 또한 도덕수업과 비슷하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조직의 경험이 없는 신규 공무원들은 교육을 통해 배운 대로 행동을 하려 한다. 우리의 부모가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였을 때 그건 나쁜 것이라 이야기 했던 것처럼 새내기 직원들은 선배의 잘못된 행동과 조직 내에 잘못된 관행을 보았을 때 그것은 나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이야기를 꺼낸다고 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특히나 보수적인 공무원 집단 내에서는 더욱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청렴도를 조사했을 때 직급이 낮을수록 청렴도의 점수가 낮게 나오는 이유도 아마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조직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한다. 청렴에 대한 요구가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이 되었을 때 조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렴문화를 조직 전체에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신규직원들은 제도의 개선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선배직원들은 후배의 말을 경청할 수 있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교육과 함께 실천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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