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민수호, 시평/현달환

▲ 민수호 시인 ⓒ제주인뉴스

생각이 머물고
마음이 머물고
그리움이 머물면

하늘 속의 구름이
들판 끝의 가물한 점선들이
바람속 함성이 되어 모두 흐른다

그대, 어디에 있는가 !

바삭거리는 밤 뒤척이는 소리에도
가슴이 놀라고, 마음이 놀라고
심장이 출렁 인다

너와 내가 멀리 있지 않고
가장 가까이에서 미소 짓는
물소리 만큼의 거리인데도

그리움이 흐른 만큼
진득한 파랗고 빨간 사랑이
그립다
            -민수호의 '흐르는 것'

초록이라는 봄내음은 짙게 세상을 물들이게 한다. 엊그제인 것같은 지난 겨울이 봄이란 얼굴로 다가옴에 나름대로 세상은 살만한 곳이 아니냐고 반문 해본다.

세상에 흐르는 것이 시간만은 아닐진대 무심코 흐른다는 것은 무심한 시간에 눈이 저절로 돌아간다.
시간 속에 포함된 계절도 어쩌면 시간의 어머니일 수 있다.

계절의 변함에 따라 우리들의 모습은 변화되고 그 변화 속에서 시간이 흐름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려니.

내 주위에 온갖 정체된 것들은 당장 눈에는 안보이지만 어느 순간 고개 들어 뒤를 돌아보면 저만큼 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세월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그 흐름이 있음으로 인해 나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다.

내 안에 머물고 있는 것은 시간이란 열차에 떠밀려 흘러 나간다. 그런 연유로 흐른다는 것은 새로운 탄생!이란 기쁨을 가져온다.

우리, 흘러가는 것을 아쉬워 말자.
그것은 새로운 상처를 치유하는 큰 물주기로 결국, 내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렇게 흐르고 흐른 뒤 남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우두커니 서서 지나는 시간을 바라본다.
결국 남아 있는 것은 먼지같은 추억 한모금. [현달환 시인]

▲민수호 약력   
경남산청출생, 2012년부산청옥문학시인등단,청옥문학,천성문인협,한국예인문학자문위원,한국문인협회,새부산시인협,한국산림문학회/회원,산청문인협회부회장,해운대장산새마을금고이사장역임,(사)산청함양사건 양민희생자유족회 이사,추모공원 안내 해설사 //「서하향토사발간」(2015년), 저서:『장산새마을금고가 있기까지』,시집:『멀구슬 』(2016년).『지리산 빈들판』(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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